지정학적 위기에 녹록지 않은 한 해…"경영시스템 다듬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1.0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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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위기에 녹록지 않은 한 해…"경영시스템 다듬자"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그룹 전체 구성원에게 이메일로 신년 인사를 전하며 이 같이 밝혔다. 경영 시스템을 다듬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 올해 경영환경에 대응하자는 주문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도전과 혁신을 통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대체로 지정학적 위기를 올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최 회장은 이날 신년 인사를 통해 "새해에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漢)나라 사상가 동중서(董仲舒)가 무제(武帝)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어 최 회장은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전세계 많은 나라들은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SK그룹이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며 "우리의 장점과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이해관계자들이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도 지정학적 위기가 올해 경영 환경의 도전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회장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시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미래"라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며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수주, 매출과의 연계를 꼼꼼히 따져야 하며, 시장상황 변화 시 지체없이 궤도를 수정하는 유연성을 갖추고 단계별 점검을 철저히 하면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AI(인공지능) 발전을 비롯해 자동화, 무인화, 스마트화 등 디지털기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 동력 확보는 고사하고 현재 경쟁에서도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며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임원진들과 울산 HD현대중공업 내 전망대에서 해맞이 행사를 가졌다. HD현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사내 해맞이 행사를 재개했다. 권 회장은 "리더들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각 사업별로 리더들이 책임감 있게 사업 계획을 추진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오는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2공장에서 신년회를 개최하고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주재로 오는 2일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전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 없이 주로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해왔다. 4대 그룹 총수는 오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기업인과 정·관계 인사 등 수백명이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신년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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