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를 받은 라이프스타일 분야 기업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귤메달 △고수플러스 △초블레스 △갓차
선정된 곳은 대부분 의·식·주 등 생활문화업종이다. △감귤류 착즙주스를 생산하는 귤메달 △주거구독 플랫폼인 고수플러스 △구독형 방문세차 갓차 등이 대표적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립스는 상시종업원 5인 미만(제조업은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이면 업종 제한은 없다"면서도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육성한다는 제도 취지에 맞춰 비기술 기반 업종 기업들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립스 주관기관이 아닌 VC·AC에서 투자받은 경우 등을 합치면 더 많은 생활문화업종 소상공인들이 벤처투자를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 7억달러를 인정받은 미국의 커피브랜드 '블루보틀'. 사진은 블루보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내 2호점/사진=뉴스1
해외 벤처투자업계는 오래 전부터 투자 대상에 대한 업종 구분이 없었다. 블루보틀이 대표적이다. 2002년 커피전문점으로 시작한 블루보틀은 독창적인 매장 구성 등으로 외식업계를 혁신하면서 구글벤처스 등 다수의 VC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2017년 네슬레에 매각 당시 기업가치는 7억달러(9033억원)에 달했다. 왠만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보다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기술 기반 업종이어야 한다는 정의는 없고, 기술 기반 업종만 성장하란 법도 없다"며 "혁신적인 사업아이템과 성장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모두 스타트업이고 벤처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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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금리 현상이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금리에 투자업계가 당장의 매출 등 실적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잠재력을 실적으로 연결시키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걸리는 기술 기반 업종 대신 실적이 바로 증명되는 비기술 기반 생활문화업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라이콘' 브랜드화하고 육성 강화
중소벤처기업부가 2023년 5월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도 이런 기업가형 소상공인들을 '라이콘(LiCorn)'으로 브랜드화하고 지원을 늘리고 있다. 라이콘은 라이프스타일(Lifestyle)과 로컬(Local), 유니콘(Unicorn)을 합친 말이다. 립스 사업이 대표적인 라이콘 육성사업이다. 중기부는 올해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사업 예산으로 924억원을 편성했다.
지난 10월 열린 라이콘 육성 프로젝트 피칭대회에는 4355명의 소상공인이 지원해 경쟁률 41.5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승에서는 △더루트컴퍼니 △엘에이알 △초블레스 등 34개 팀이 선발됐다. 더루트컴퍼니는 강원도 못난이감자로 감자칩을 만든다. 엘에이알은 폐플라스틱을 재생한 원단을 공급받아 운동화를 제조하고, 초블레스는 식초와 오트밀로 디저트류를 만들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도의 공학·과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아도 기발한 아이디어나 혁신성으로 본인들이 성장하는 것은 물론 인근 상권이나 지역까지 성장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투자업계의 관심 산업도 다양하게 확장된 만큼 라이콘 육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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