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데리코 잔도메네기, <뒤에서 본 여인 습작>, 1890-97. 판지 위에 파스텔, 48 x 38 cm. Galleria D'Arte Moderna, Milan. / Photo: (C) Comune di Milano - All Rights Reserved
마네는 비오는 어느 날 창문 밖을 내다보면서 연필과 잉크 붓을 날세워 쓱쓱 연속된 선으로 오가는 우산들과 흔들리는 마차들을 <빗속의 모스니에 거리>(1878)에 담아낸다.
몽마르트르 윤락가에 있는 툴루즈 로트렉 <두 친구>(1895)에서 레즈비언 커플의 부드러운 윤곽선을 채찍을 휘두르듯 빠르고 단절 없는 선과 연한 구아슈 물감으로 그린다.
그러나 뿌려진 진주들을 아울러 엮는 끈이 부재한 듯 전시가 하나로 응집되지 않고, 작품의 수준도 고르지 않다.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는 또 다른 작품 중에는 느슨하면서도 유쾌한, 구름 가득한 파스텔 풍경화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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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망 기요맹의 <하늘 습작>(1869), 외젠 부댕의 불타는 듯한 <바다 위의 일몰> (1860-70경), 수채화지만 파리한 겨울빛 아래 얕게 눈 덮인 에라니 근교 전원을 그린 피사로의 <흰 서리>(1890)가 있다.
반 고흐가 수채 물감과 초크로 그린 <집들이 있는 파리의 요새>(1887)는 밝고 단순화된 여름 도시풍경으로, 평면적이고 대담한 일본 판화 구도의 영향을 보여준다.
<길가의 엉겅퀴> (1888)는 고흐의 리드미컬하고 빠른 갈대 펜 드로잉 능력을―갈대 펜은 빨리 건조되기에 속도와 결단력을 요한다―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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