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원광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제공=원광대
김 교수팀은 2015년부터 경락의 해부학적 실체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피부의 선천면역세포인 마스트셀이 밀집된 돌출 구조물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논문 '렛트의 피부에서 새로운 마스트셀이 풍부한 피부노드의 발견과 특징'을 작성했다. 이 논문은 국제저널 '침구경락 연구 학술지'(The Journal of Acupuncture and Meridian Studies)로부터 게재 확정 통보를 받았다.
최근에는 쥐의 정맥에 에반스 블루(Evans Blue)를 주사한 뒤 염색된 피부 반점을 침술로 자극하고 병리적 상태가 완화된 부위가 쥐의 경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 교수팀은 피부에서 융기된 노드를 관찰하고 이를 재현성 있게 염색하는데 성공했다.
김 교수팀은 조직관찰을 통해 피부노드의 단면을 일반피부와 비교했다. 피부노드는 마스트셀의 밀도가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프리모순환계 조직을 염색하는 알시안블루(Alcian blue)와 헤마칼라(Hemacolor) 시약으로도 염색됐다. 또 RNA-Seq 유전자 분석을 통해 피부노드의 새로운 유전자 발현 패턴 'AABR06014686.1'이 일반피부 및 림프노드의 발현 패턴과 크게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피부노드에는 세포분화와 신경재생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현됐다"며 "피부의 해부학과 생리학은 물론 경혈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침술과 뜸, 지압, 마사지 등 피부를 중심으로 자극하는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복부 피부노드들./사진제공=원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