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 SW기업 65% '공모가 하회'…올해는 다를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4.01.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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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장 SW기업 65% '공모가 하회'…올해는 다를까


지난해 증시에 신규상장한 SW(소프트웨어) 종목들의 주가가 시원찮다. 상장 초기에는 기대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종목들이 부진한 실적 등 이유로 급락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와 IR(투자자설명회) 컨설팅사 IR큐더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증시에 상장된 SW기업들의 수는 17개사로 2022년(10곳) 대비 70% 증가했다. 작년 SW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3668억원으로 역시 전년 공모규모 합계(2469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공모과정에서의 인기는 좋았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042.7대 1로 전년(774.5대 1) 대비 높았다. 덕분에 작년 상장한 17개사 중 13개사(76%)가 공모가밴드의 상단 또는 상단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밴드 하단 또는 하단보다 더 아래 가격에 공모가가 형성된 종목은 4곳에 불과했다.

재작년에는 10개사 중 6개사(60%)만 밴드 상단 또는 그 이상 가격에 공모가가 형성됐던 것을 감안하면 SW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호전됐다는 의미다. 고금리 부담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었음에도, 이들 종목들의 평균 공모규모가 216억원에 불과해 기관투자자들이 부담없이 입찰할 수 있었다는 것도 높은 경쟁률의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이 같은 기대감이 견조한 주가흐름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다. 17개 종목 중 작년 말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센 (1,993원 ▼6 -0.30%)(+62.3%) 및 한싹 (5,080원 ▼160 -3.05%)(+53%),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업 엠아이큐브솔루션 (9,300원 ▲190 +2.09%)(+26.3%),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기업 오브젠 (9,480원 ▼570 -5.67%)(+21.7%), 커리어·채용 플랫폼 기업 오픈놀 (5,680원 ▲10 +0.18%)(+12%), XR(확장현실) 솔루션기업 이노시뮬레이션 (6,800원 ▲100 +1.49%)(+11.7%) 등 6개사에 그쳤다.

영상AI(인공지능) 기업 씨유박스 (4,400원 ▼5 -0.11%)의 공모가 대비 낙폭은 46.2%에 이른다. XR 솔루션 기업인 버넥트 (4,670원 ▲25 +0.54%)(-42.9%) 보안기업 모니터랩 (3,935원 ▼5 -0.13%)(-39.1%) 대학 등 학교 플랫폼 기업 토마토시스템 (8,380원 ▼420 -4.77%)(-33.6%) 위성데이터 솔루션 기업 컨텍 (11,610원 ▼230 -1.94%)(-31.7%) AI 기반 로우코드 솔루션 전문기업 비아이매트릭스 (9,280원 ▼90 -0.96%)(-28.9%) 등이 공모가 대비 현재가 낙폭이 큰 종목군으로 꼽힌다.

고점 대비 낙폭으로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17개사 중 상장 첫 날 또는 수일 내 형성된 고점 수준을 웃도는 종목은 단 한 곳도 없다. 고점 대비 27% 하락한 컨텍이 비교적 선방한 수준이다. 시큐레터 (6,550원 ▼260 -3.82%)가 고점(3만8800원) 대비 75.8% 하락한 9390원으로, 고점 대비 낙폭이 가장 컸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4,400원 ▼165 -3.61%)(-74.4%) 모니터랩(-74.3%), 오브젠(-73%), 샌즈랩(-71.2%)의 고점 대비 낙폭도 상당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을 전후한 시점에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었지만 결국 실적으로 증명을 받아야 할 때가 온다"며 "SW 기업 중 상당 수가 플러스 실적 없이 기술·성장성 특례 상장으로 입성했기 때문에 기대감과 실적간 괴리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부진이 올해 상장을 노리는 SW기업 대상 투자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양자보안 솔루션, AI 기반 IoT(사물인터넷) 통합 보안관제 솔루션 등 사업을 영위하는 노르마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을 만드는 유라클,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원유니버스, 웹기반 문서 뷰어 기업 사이냅소프트 등이 새해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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