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고의성 부정하던 이선균 사망…마약 수사 어떻게 되나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정세진 기자 2023.12.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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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스캔들'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48)이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논현경찰서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3.10.28 /사진=임성균'마약 스캔들'에 휩싸인 배우 이선균(48)이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논현경찰서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3.10.28 /사진=임성균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던 배우 이선균(48)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이 진행하던 수사는 중단될 전망이다. 피의자가 숨지면서 공소권이 사라진 탓이다. '공소권 없음'은 주로 피의자가 숨져 수사당국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을 때 쓰는 표현이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의 한 차량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차량에서 숨진 이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망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전날 밤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류 투약 혐의 피의자인 이씨가 숨지면서 경찰 수사는 유흥업소 실장 A씨 혐의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씨 혐의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피의자가 숨져 수사당국의 공소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씨 혐의를 수사하는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이씨가 혐의 받는 내용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이 되고 2건의 공갈혐의 고소에 대해선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 관련 혐의는 지난 10월부터 불거졌다. 인천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10월20일 이씨가 대마 등 복수의 마약류를 투약한 단서를 확보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A씨 일당에게 협박을 당해 3억여원의 현금을 건넨 사실도 알려졌다. 그는 "A씨 등에 협박 당해 3억5000만원을 갈취당했다"며 인천지검에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씨가 고소한 공갈 사건을 인천경찰청에 이송했다.


여기에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아이돌 연습생 출신 방송인 한서희까지 내사·수사 대상에 오르며 '연예계 마약 스캔들'이 확산했다. 권씨는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총 세차례 인천청에 소환됐다. 경찰에 처음으로 출석한 지난 10월28일 당시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이 순간 너무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간이·정밀 마약 검사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그의 다리털·모발·소변을 압수한 후 마약류 검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해 진행했지만 전부 음성 판정 통보를 받았다. 다리털은 모발보다 마약 성분이 더 오래 남지만 여기서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씨는 다만 경찰 조사에서 마약을 투약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A씨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줬고,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것이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장에게 속아서 투약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씨가 마약을 투약한 고의가 없었다면 그가 형사처벌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형법에서는 범죄 행위에 고의성이 없었다면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의란 행위자가 그 불법행위를 하기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뜻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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