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글라스와인의 천국 보여줄 것"…와인 트렌드 바꾸는 이곳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3.12.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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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 들어선 '클럽 코라빈(Club Coravin)'...고급 와인 글라스로 판매

권우 소믈리에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6층 '클럽 코라빈'에서 '코라빈'을 활용해 와인을 서빙하고 있는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권우 소믈리에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6층 '클럽 코라빈'에서 '코라빈'을 활용해 와인을 서빙하고 있는 모습/사진= 임찬영 기자


"글라스와인의 천국이 어딘지 알게 해주겠습니다"

21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6층에선 와인&카페 라운지 '클럽 코라빈(Club Coravin)'과 스패니시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떼레노 서울'의 오픈 준비가 한창인 모습이었다.

22일 문을 여는 클럽 코라빈은 프랑스 '5대 샤또'로 불리는 와인들과 부르고뉴 '그랑크뤼', 이탈리아 '수퍼투스칸'을 비롯해 와인 500여종을 글라스로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와인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독립병입, 싱글몰트 위스키 등 스피릿 100여종과 전통주 20여종 등 주류 700여종을 체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미쉐린 스타레스토랑에서도 글라스로 즐길 수 있는 와인이 10~20여종에 불과하고 해외 유명 와인바도 300여종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 최대 규모 글라스 와인 체험 공간이 될 전망이다.

클럽 코라빈 운영사인 아영FBC 관계자는 "기존 바틀 형태가 아닌 글라스 형태로 와인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미식을 좋아하는 분들이 반가워하셨다"며 "(주위에서) 와인도 글라스로 즐기는 트렌드가 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글라스와인의 천국이 어딘지 알 수 있게 해주겠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클럽 코라빈의 가장 큰 특징은 가성비 와인부터 초고가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글라스' 형태로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시고 싶은 와인이 있지만 바틀로 사기에는 양이 너무 많을 때 글라스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셈이다.

'클럽 코라빈'에서 판매하고 있는 와인들과 코라빈의 모습/사진= 롯데백화점'클럽 코라빈'에서 판매하고 있는 와인들과 코라빈의 모습/사진= 롯데백화점
클럽 코라빈이 병이 아닌 글라스 와인을 판매할 수 있는 비결은 '코라빈'이라는 기기 덕분이다. 와인의 경우 코르크 뚜껑을 개봉한 뒤에는 산소에 노출돼 맛과 품질이 변할 수밖에 없는데, 코라빈을 이용하면 코르크를 열지 않고 와인을 따를 수 있다. 와인이 빠져 빈 공간에는 질소를 넣는 방식으로 공기와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개봉 후 탄산 관리가 쉽지 않은 스파클링 와인도 코라빈을 활용해 보존이 가능하다.

실제 이날 클럽 코라빈은 코라빈을 통해 병뿐만 아니라 75ml, 150ml 용량의 글라스 와인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대는 1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까지 다양했는데, 75ml 기준 판매가의 10% 수준으로 글라스 와인을 주문할 수 있다. 한 번쯤 마셔보고 싶었던 수백만원에 달하는 와인도 글라스로 마실 수 있어 와인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클럽 코라빈 옆에는 국내 유일 스패니시 미쉐린 1스타 신승환 셰프가 오픈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떼레노 서울'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떼레노 서울에선 7만원대 런치 코스(2가지)와 16만원대 디너 코스를 즐길 수 있는데, 와인만 즐기는 애호가들을 위해 타파스 등 핑거푸드도 마련돼 있다. 클럽 코라빈과 떼레노 서울이 사실상 한 공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두 공간 모두에서 글라스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김민재 롯데백화점 잠실점 소믈리에는 "떼레노 음식이 훌륭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고 그 훌륭한 코스에 맞춰서 병으로는 권할 수 없는 와인을 적재적소에 추천할 수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음식에 맞는 다양한 와인을 페어링할 수 있어서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성이 높은 소믈리에들이 직접 와인을 서빙해주기 때문에 와인의 맛과 향뿐만 아니라 관련한 다양한 일화도 들을 수 있었다. 실제 이날 와인 서빙을 도와준 권우 소믈리에는 프리마크 아비 카베르네 소비뇽(2018)에 대해 "1970년대 '파리의 심판'이란 사건에서 순위권에 들었던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코라빈과 떼레노 서울을 기획한 김승영 Wine & Liquor팀 팀장은 "고객들이 간단히 와인 한두 잔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와인도 좋아하고 파인다이닝과 같은 와인을 페어링해서 먹을 수 있는 캐쥬얼한, 세련된 레스토랑을 구현하면 어떨까 하는 부분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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