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연어회·폭립 사세요...CU·컬리 손 잡았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3.12.21 15:21
글자크기
CU 타워팰리스점의 컬리 매대/사진=정인지 기자CU 타워팰리스점의 컬리 매대/사진=정인지 기자


편의점 CU가 이커머스 컬리의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범 판매한다. 이번 협업으로 CU는 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선식품을 확대하고 컬리는 오프라인 매장에 본격 진출한다.

CU는 21일 서울 도곡동의 직영점인 '타워팰리스점'을 'CU 컬리 특화 편의점'으로 재개장했다. 지난 7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컬리가 '온·오프라인 플랫폼 기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매장 카운터 전면에 '컬리존'을 조성해 삼겹살, 생연어, 계란, 콩나물, 두부, 우유, 식빵 등 신선식품은 물론 핫도그, 돈까스, 왕만두 등 냉동식품, 간편식까지 컬리 브랜드 상품 110여종을 판매한다. Kurly's(컬리스), KF365(컬리프레시365), KS365(컬리세이프365) 등 컬리의 PB(자체브랜드) 제품들이다.

가격은 컬리 앱과 같으며 아침 7시에 컬리의 샛별배송(새벽배송)을 통해 들어온다. 물티슈, 김 등 컬리의 일부 상품은 CU PB와 겹치기도 하지만 CU는 컬리 제품을 사러 방문한 소비자들이 다른 상품도 동반 구매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다.



컬리는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지만 치즈, 올리브오일 등 테마성 기획으로 컬리 앱과는 별도의 제품을 팔기도 했다. 컬리 매장이라기보단 식품 특화 체험형 공간에 가까웠다. 올해는 경남 창원에 물류센터를 추가하며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넓히고 있지만 무료 배송하려면 일정 금액 이상을 주문해야 한다는 점,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새벽배송 수요가 폭발적이지 않다는 점 등이 이커머스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또 온라인에서는 주류를 판매할 수 없어 컬리는 커피빈 매장에서 주류 픽업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 협업을 모색해왔다.

특화 매장으로 선정된 도곡동은 타워팰리스 1~3차만 2500세대가 넘는 주거 밀집지역이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이 이마트로부터 도곡역 근처의 SSG 푸드마켓을 인수해 백화점 식품관을 재단장 한 것도 이런 수요를 노린 것이다. 편의점은 대형유통업체로 규정되지 않아 의무휴업일 없이 24시간 연중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도곡동은 소득 수준이 높아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며 "타워팰리스점 운영 상황을 보고 컬리 특화점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정인지 기자/사진=정인지 기자
CU는 또 컬리와 위스키, 와인 등 주류 판매도 함께 한다. CU의 자체 앱인 '포켓CU'에서 시행하는 모바일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 'CU BAR'를 컬리 앱에도 도입한다. 컬리에서 원하는 주류 상품을 예약 주문하면 해당 CU 점포에서 픽업할 수 있다.


타워팰리스점은 주류 특화 매장으로도 동시 활용해 매장 진열대 한 면을 주류 상품으로 가득 채웠다. 맥주, 소주부터 와인, 위스키, 하이볼, 전통주까지 다양한 주종의 주류 약 300종을 구비했다. 주류 특화 매장은 오는 28일까지 수도권 7개 CU 매장에서 시범 운영한다. 타워팰리스점 외에 △서초그린점 △BGF사옥점 △비산자이점 △역삼점 △한티래미안점 △기흥힉스점 등 대부분 서울 강남권에 위치해 있다. 양사는 이번 CU BAR 시범 운영 후 서비스 추가 개편 과정을 거쳐 내년 초 정식 실시할 예정이다.

송지택 BGF리테일 혁신부문장은 "편의점과 이커머스 채널에서 각각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CU와 컬리가 만나 온, 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업종 및 업태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고객 쇼핑 편의를 한층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훈 컬리 최고 재무 책임자는 "근거리 쇼핑 채널로 각광받고 있는 편의점에서도 컬리의 PB상품을 만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며 "고물가 시대 합리적 가격으로 컬리의 PB상품을 더 가까이에서 손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