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KB증권·미래에셋증권 (8,100원 ▲550 +7.28%)·NH투자증권 (12,700원 ▲270 +2.17%)·한국투자증권·교보증권 (5,020원 0.00%)·유진투자증권 (4,205원 ▲5 +0.12%)·SK증권 (599원 ▲2 +0.34%)·유안타증권 (2,790원 ▲50 +1.82%) 등 9개사는 이번주 금감원의 랩·신탁 돌려막기 잠정 검사 결과를 받은 이후 당국·금융투자협회 등과 손해배상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일 막힌 게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고 싶어도 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시장 매도가 도저히 안 된다. 상황이 녹록지 않아 장기채를 헐값에 내놔도 사 가는 사람도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본시장법상 증권사 고유자산으로 고객 손실 보전을 위해 랩신탁을 인수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이번에 예외적으로 원금 범위 내에서 허용해달라고 감독 당국에 건의했고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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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검사 결과 발표에 앞서 선제적 손해배상을 진행한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랩·신탁 관련한 투자자 손실에 대해 회사가 귀책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금액 약 100억원대에 대해 선제적 손해 배상을 진행했다. SK증권은 사적화해 합의금 방식으로 100억원 가량을 지급했는데 이와 관련 자본시장법상 손실 보전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곳들은 금감원 방향이 나온 상태에서 배상 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각사 역량을 감안해 급한 고객, 만기가 금방 돌아오는 고객부터 배상 처리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기관·CEO(최고경영자)에 대한 감독당국 제재 가능성이 있고, 이번 사태 때문에 랩과 신탁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됐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랩 잔고는 100조원이 무너졌고 이제 법인고객이 더 맡길 유인도 사라졌다"며 "증권사 영업활동도 제한적이어서 시장이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한 게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