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깜빡…양치질 대충 했더니 찾아온 뜻밖의 질환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1.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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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30) 알츠하이머병과 치주질환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김진환 원데이치과 대표원장김진환 원데이치과 대표원장


외부 기고자 - 김진환 원데이치과 대표원장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치매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다.

뇌 손상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지속해서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상태를 치매라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치매뿐 아니라 우울함, 초조함, 망상, 환각, 성격 변화 등을 초래한다. 말기에 이르면 경직, 보행 장애 등 신경학적 변화를 야기하며, 변실금·요실금·욕창·감염 등 신체적인 합병증까지 나타난다. 일상 기능 상실과 합병증으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정신적 충격을 준다.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위해 원인을 규명코자 과학계에선 오랜 기간 연구하고 있다.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우고 원인을 찾으려 하고 있으나,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꼽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이 높은 것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간이 되는 논문이 조작됐다는 연구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에 관한 원인설이 위협받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구강 내 세균'을 꼽고 있다.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치주염이 혈액을 따라 전신적 염증을 일으키고, 이게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미국 루이빌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치아 상실의 대표적 원인인 치주질환 원인균 진지발리스(P. Gingivalis)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에서 90% 이상 발견된다는 것이다.



또 미국 뉴욕대 연구(Kamer 등)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만성적 치주염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위험 요소라고 했다. 최근 미국 NIA( National Institute on Aging)의 연구에서는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의 발병과 관련 깊다고 했다. 대만의 연구(Chen 등)에 따르면 10년간 치주염을 앓은 환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가능성이 1.7배나 높았다.

치주염이 직접적인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치주염이 알츠하이머병을 악화한다고 보고된다. 과학적 연구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감염이나 염증이 혈액을 타고 다닌다면 뇌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치주염이란 식사 후 남아있는 음식물 잔사나 플라크들이 제때 제거되지 못해, 구강 내 세균들이 치아를 싸는 치주조직(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치주염이 진행하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치주염으로 인해 통증이 생겼다면 인지하기 쉬워 치료받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치주염이 있어도 증상이나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치주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치료받지 않아 발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치주염이 지속하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식사 후 올바른 양치질과 치실 사용, 정기적 치과 검진과 치료는 치아를 보전하는 노력일 뿐이라 뇌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어렵지 않은 작은 실천을 통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고, 알츠하이머병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자신과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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