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환 원데이치과 대표원장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치매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다.
뇌 손상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지속해서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상태를 치매라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치매뿐 아니라 우울함, 초조함, 망상, 환각, 성격 변화 등을 초래한다. 말기에 이르면 경직, 보행 장애 등 신경학적 변화를 야기하며, 변실금·요실금·욕창·감염 등 신체적인 합병증까지 나타난다. 일상 기능 상실과 합병증으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정신적 충격을 준다.
또 다른 원인으로 '구강 내 세균'을 꼽고 있다.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치주염이 혈액을 따라 전신적 염증을 일으키고, 이게 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미국 루이빌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치아 상실의 대표적 원인인 치주질환 원인균 진지발리스(P. Gingivalis)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에서 90% 이상 발견된다는 것이다.
치주염이 직접적인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치주염이 알츠하이머병을 악화한다고 보고된다. 과학적 연구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감염이나 염증이 혈액을 타고 다닌다면 뇌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치주염이란 식사 후 남아있는 음식물 잔사나 플라크들이 제때 제거되지 못해, 구강 내 세균들이 치아를 싸는 치주조직(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치주염이 진행하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치주염으로 인해 통증이 생겼다면 인지하기 쉬워 치료받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치주염이 있어도 증상이나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치주염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치료받지 않아 발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치주염이 지속하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식사 후 올바른 양치질과 치실 사용, 정기적 치과 검진과 치료는 치아를 보전하는 노력일 뿐이라 뇌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어렵지 않은 작은 실천을 통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고, 알츠하이머병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자신과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