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멥신과 유 대표가 올해 유증을 숨가쁘게 추진한 건 생존을 위해서다. 파멥신은 2008년 설립됐지만 작년 매출이 2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매년 100억~300억원대에 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3년간 진행해 온 재발성 교모세포종 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중단했다. 하지만 적자 흐름이 바로 끊어지진 않았다. 올 3분기까지도 적자를 기록했으며, 결손금이 690억원까지 불어났다. 매출도 3분기까지 1000만원대에 불과해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외부자금 유치가 필요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기업 아이진 (3,040원 ▼40 -1.30%)도 곧 최대주주가 창업자인 유원일 대표에서 한국비엠아이로 바뀐다. 한국비엠아이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 유증을 결정해서다. 자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21일이다. 자금 납입이 이뤄지면 한국비엠아이의 아이진 지분율은 20%대가 되고, 유 대표의 지분율은 6%대에서 4%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체제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아이진은 새 경영 체제를 내년 초 최대주주 측과 협의해 공개하기로 했다.
아이진 역시 오랜 적자로 자금조달이 불가피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9억원, 영업손실 21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매출이 전년동기 보다 52% 줄고, 영업손실(작년 3분기 누적 168억원)은 확대됐다. 오랜 적자로 올해 3분기까지 결손금도 1472억원에 달했다. 아이진 관계자는 "이번 투자 자금과 기존 연구개발 프로젝트, 조직 감축으로 절감 가능한 비용을 아이진의 체질 개선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양사의 시너지를 발휘해 연구개발 단계에만 머물렀던 아이진의 사업을 조만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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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전문기업 강스템바이오텍 (2,675원 ▼300 -10.08%)도 지난달 최대주주가 창업자인 강경선 대표(강 대표 외 13인 지분율 5.89%)에서 세종(12.16%)으로 바뀌었다. 주주배정 유증에 참여한 결과다. 이후 세종은 강스템바이오텍 지분을 시장에서 꾸준히 늘렸고, 현재 13.6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밝혀둔 상황이다. 이외에도 지난 1년간 바이오 업계에서는 △헬릭스미스 (4,260원 ▼150 -3.40%)(최대주주 김선영→카나리아바이오엠) △랩지노믹스 (2,715원 ▼25 -0.91%)(진승현→루하갈락티코스 유한회사) △팬젠 (6,060원 ▲70 +1.17%)(윤재승→크리스탈지노믹스) △휴마시스 (1,770원 ▲2 +0.11%)(차정학→아티스트코스메틱) △크리스탈지노믹스(조중명→큐레이크인바이츠투자) 등에서 투자를 유치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여파로 바이오가 주식시장에서 소외되면서 바이오 투자자들의 엑시트에 한계가 생겼다"며 "바이오 업계도 약속했던 백신, 치료제를 선보이지 않고 매해 3월에는 감사의견 거절에 시달리는 등 그 동안 투자자 신뢰를 크게 저버린 모습을 모였다. 여러 문제들이 합쳐져 바이오사들의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업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매출, 이익이 나는 기업은 펀딩도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