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TEU급 누리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 18일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팬오션 측의 HMM 인수가 성사되면,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와 국내 1위 벌크선(석탄, 시멘트 등 포장하지 않은 건화물을 그대로 적재하는 선박)사가 한지붕 아래 있게 된다.
두 회사의 매출 구조를 단순히 합산하면 합병된 회사는 벌크선 사업 비중이 약 25%를 차지하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시절에는 컨테이너선 사업 비중이 절반에 불과했으나 각 사업부가 분할 매각되면서 HMM의 사업비중이 컨테이너선으로 치우치게 된 것"이라며 "두 회사가 무사히 합병할 경우 사업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해운업황이 좋지 않은 점은 리스크다.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분기 886~1043을 오가고 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분의 1 수준이다. HMM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감소한 6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점유율 기준 세계 1, 2위인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가 구성한 해운동맹 2M의 해체가 확정됐다. 2M, 오션 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 등 3개 동맹으로 이뤄지던 해운업계의 균형이 깨지면 해운사간 경쟁이 가열되고, 운임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해운 컨설팅업체 드류어리는 오는 2024년에 글로벌 선사가 총 15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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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라 하림그룹은 HMM 인수를 위해 조달한 자금에 대한 금융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하림은 HMM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JKL파트너스의 도움을 받았고, 인수금융을 일으키는 데 더해 팬오션이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 하림그룹 측이 활용할 수 있는 HMM의 배당은 제한돼있다.
이 때문에 HMM을 인수한 하림의 체력에 우려를 보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림그룹은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