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KDB 산업은행과 한국해양공사는 23일에 진행되는 HMM 인수 본입찰에 하림·동원·LX인터내셔널 등 3개 기업이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됐으며, 이날 오후까지 본입찰을 마감하고 개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23.11.23.](https://thumb.mt.co.kr/06/2023/12/2023121819033293983_1.jpg/dims/optimize/)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지분 매각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과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산은·해진공과 하림 측은 이에 따라 세부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며 2024년 상반기 중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정부 안팎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 발표가 미뤄진 것은 하림 측이 제시한 세부 계약조건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내 유일의 국적 대형컨테이너선사인 HMM을 매각하는 데다 조단위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인 만큼 △향후 5년간 지분매각 금지 △3년간 연간 배당 5000억원 제한 △매각 측 비상임이사 지명권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산은·해진공에 영구채(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을 유예할 것,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지분매각 금지' 조건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매각 금지 기간 적용을 완화해 줄 것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정부 측 지분율은 32.8%에 달한다. 인수자 측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줄어드는 만큼 의사결정과 배당에서 불리한 점을 염두에 둔 요구다. 비상임이사 지명권에 대해서도 하림 측의 부정적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하림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들 안전장치에 대한 정부 부처 내 입장이 하나로 모아졌다는 의미"라며 "안전장치에 대해선 하나도 협상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협상과정을 통해 세부조절은 있겠지만 하림그룹이 영구채 전환과 배당 제한 등 조건을 수용하지 못하면 최종 매각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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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시황이 정점을 지나 둔화되는 현 상황을 고려해도 영구채 전환을 유예하거나 무분별한 배당을 허용할 경우 산은과 해진공이 배임 시비에 걸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HMM에 들어간 공적자금의 안정적 회수와 수출국가의 기간사업으로써 해운산업의 중요도를 고려할 때 단순 시장논리에 의해서만 HMM을 팔 수 없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