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품는 하림, 재계 10위대로 '껑충'…초대형 국적선사 탄생 임박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3.12.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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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본점 전경KDB산업은행 본점 전경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의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의 새 주인이 된다.

KDB산업은행은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고 18일 밝혔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은 등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주다. 인수가는 6조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은 인수 주체로 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을 선정한 바 있다.

앞서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은 지난달 산은이 실시한 HMM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달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수 조건을 두고 하림그룹 측에서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잔여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는 등 여러 요구사항을 내놓으며 발표가 지체됐다. 매각 측에서도 이 요구사항들을 들어주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측은 인수를 위해 본입찰 이후 제시한 모든 조건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하림그룹이 동원그룹보다 수백억원 가량 높은 가격을 제출해 정량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HMM은 2016년 산은 자회사로 편입됐다. HM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은과 해진공은 7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다행히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해운업계의 호황 덕에 HMM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재무구조 개선과 영업기반 확충 등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부터 산은은 본격 HMM 매각을 추진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HMM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은 세부 조건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 후 대금을 치르면 HMM 매각은 완료된다. 산은은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하면 국가의 해운물류를 맡는 초대형 국적선사가 된다. 재계 순위도 기존 27위에서 10위권으로 상승한다.

아울러 산은도 HMM 주가에 따라 자본적정성이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있게 된다. 산은의 9월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은 13.75%로 전분기보다 0.36%포인트(p) 떨어졌다. 산은이 보유한 HMM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강 회장은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HMM 주가가 1000원 빠지면 산은 BIS비율은 0.07%p 하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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