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름 철철…여벌 팬티 들고 다녀" 이홍기 '희귀 질환'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3.12.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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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FT아일랜드 이홍기.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그룹 FT아일랜드 이홍기.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그룹 FT아일랜드 이홍기가 화농성 한선염 환자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18일 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에는 화농성 한선염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영상이 공개됐다.

화농성 한선염으로 화농성 한선염으로
공개된 영상 속 이홍기는 화농성 한선염 환자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직접 털어놨다.



이홍기는 "중학교 때부터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가끔 이 질환이 너무 심해져서 방송을 하다 나오거나 콘서트가 취소되거나 움직일 수 없어서 많은 일들이 취소됐던 경험이 있다. 걷지도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고 노래는 당연히 할 수 없고, 비행기도 탈 수가 없다. 열도 많이 나고 누구한테 얘기하기가 민망할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화농성 한선염으로 화농성 한선염으로
이홍기는 '화농성 한선염'에 대해 쉽게 고백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단어에서 나오는 거부감이이 큰 것 같다. 지금은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정확한 질환명이 있지만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이거 때문에 고통 받고 있으면 '종기야?'라고 했다. 종기라는 걸 많은 분들이 안 씻어서 나는 거라는 이미지도 있는 거 같다. 수치스럽고 창피하기도 해서 말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이홍기는 화농성 한선염으로 겪어야 했던 고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작은 여드름처럼 나는 것도 있지만 점점 커져서 부피가 커지면 말로 설명 안 되는 고통이 온다. 그 고통이 끝났다 싶어 보면 곪아서 터진 거다. 피와 고름이 철철 난다. 저는 그래서 여벌 팬티를 들고 다닐 정도로 심각했었다. '산타할아버지가 있다면 엉덩이 선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 정도로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처들도 많이 남는다. 대중 목욕탕을 정말 좋아했는데 상처가 많이 생겨서 못가게 됐다. 사실 콤플렉스였다"고 고백했다.


이홍기는 군 복무 당시 화농성 한선염 수술을 받느라 고생했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군대에서 종기 때문에 치료를 받았다. 질환이 항문쪽 근처까지 갔다. 항문과 항문 옆 부분 살까지 번져 거길 찢어야 했다. 그때가 제일 창피하고 힘들었다. 스트레스로 치외핵도 같이 생겨버렸다. 수술을 한 번에 하면서 점호 후에 저 혼자 좌욕기를 하게 해주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동기, 선임, 후임도 이것에 대해 다 알게 됐다. 의외로 군대에서는 이 질환을 경험하신 분들도 많고, 이해하는 분들이 많더라. 다들 처음엔 '이홍기다'라고 했는데 이상한 변기통 같은 걸 들고 다니니까 창피했다"고 고백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화농성 한선염에 빛을 비추다' 영상
아픔을 고백한 이홍기는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을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에게 빠른 진단을 받을 것을 당부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홍기는 "방송에서 '종기' 때문에 겪은 아픔을 여러 번 이야기하고, 유튜브 채널명도 '홍기종기'라고 지을 정도로 이제는 증상을 말하는 것이 편해졌지만 사실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화농성 한선염'이라는 병명을 알게 되면서 그간 답답했던 많은 부분들이 해소됐고, 이 병을 보다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생겼다. 나와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다면 꼭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화농성 한선염은 국내에 1만여 명이 앓고 있는 희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주로 엉덩이, 사타구니, 겨드랑이와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 등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은 사회적 낙인 및 고립, 우울 및 불안감 등을 경험하며, 이는 환자 삶의 질 저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낮은 질환 인지도 및 환자 수치심 등에 의해 진단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기 쉽고, 여드름이나 모낭 감염 등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진되는 경우도 많지만 피부과 전문의를 통해 조기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면 추가적인 피부 손상과 동반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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