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가계도 보릿고개 한참 남았다…경제성장률 1%초반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2024.01.0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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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증시 설문]④韓 경제성장률 1.1~1.5%, 기준금리 3.0%. 미국은 2차례 금리인하 예상

올해도 가파른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경기 회복이 요원한 탓에 수출 위주인 국내 기업들 실적 회복이 빠르지 않은데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등도 상존하는 상태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등 증시 전문가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1~1.5%에 그칠 것이란 응답이 30.7%(69명)로 가장 많았다. 1.6~2.0%를 예상한다는 응답은 27.6%(62명)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한 셈이다.



기업도, 가계도 보릿고개 한참 남았다…경제성장률 1%초반


이는 국내외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예측치보다도 낮은 수치다. 지난해 12월13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2%를 제시했다. 앞서 정부는 2.4%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를 제시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은 각각 2.2%와 2.1%를 제시했다.

시장 리스크가 산적한 탓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당분간은 경기가 본격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 수출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소비자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과의 관계 회복은 요원한 상황에서 지방 정부 부채 문제와 부동산 디폴트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 PF 부실화와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등이 발목을 잡는다. 올해 예고된 134조원 규모의 PF 구조조정으로 극단적 시스템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부동산 침체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중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등 모든 국가의 성장률이 둔화세를 보인다"며 "국내에서는 PF와 ELS 등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고 주요 국가에서 선거를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연중 평균 원·달러 환율로는 응답자 중 70% 가까이가 1200~1300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해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고금리 국면이 서서히 개선되더라도 수출 지표 등 국내 경기 모멘텀이 대폭 개선되지 않는다면 원화가 생각만큼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원화 대비 달러 강세를 점치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2.1%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는 상단 기준 2%라는 역대 최대 격차를 보인 탓에 지난해 내내 강달러 현상이 발생했다"며 "미국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고 해도 당분간은 1300원대 환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업도, 가계도 보릿고개 한참 남았다…경제성장률 1%초반
올해 말 한국의 기준금리로는 전체 응답자의 40%(91명)가 현재보다 50bp(1bp=0.01%p) 낮은 3.0%를 전망했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와 인하 횟수를 두고는 응답자 의견이 갈렸다. 전체 응답자 중 30.7%(69명)가 4.75~5%를 응답자 중 24.4%(55명)가 5~5.25%를 예상했다. 인하 횟수로는 전체 응답자 중 38.2%(86명)가 2회 인하를 27.1%(61명)가 1회 인하를 꼽았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5.25~5.50%다.

한편 전체 응답자 중 과반이 넘는 56.9%(128명)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OECD가 제시한 2.7%에 다소 못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초과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1.6%(26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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