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매수하려다 물린다"…고공행진 金, 지금 사야될까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12.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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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로 살아남기]단숨에 최고점 돌파한 金…"나도 살까" 고민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고점 매수하려다 물린다"…고공행진 金, 지금 사야될까


금 가격이 고공행진한다. 고금리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다.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오른 탓에 가격 부담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급등한 금을 사는 것보다 금광기업 등에 투자하는 것도 현 시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조언한다.

1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내년 2월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7.6달러(2.38%) 오른 온스당 2044.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월 금 가격이 온스당 1800달러 초반 선이었으나 약 2개월만에 2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4일 금 가격은 온스당 2152.3달러까지 올라가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면서 금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금 가격은 역사적으로 금리와 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실질금리 지표로 사용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TIPS) 수익률은 지난 10월25일 2.52%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으나 현재 1.8%선으로 후퇴했다.



'최후의 기축통화'로 불리는 달러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도 금 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올들어 107선을 돌파했던 달러 인덱스(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현재 101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금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오른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된 건 맞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지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과도하게 커졌다는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금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건 맞지만 연말로 다가오면서 가격 상승폭이 매우 가팔랐다"며 "현재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다른 원자재 자산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변동성이 큰 귀금속인 은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했다.


"고점 매수하려다 물린다"…고공행진 金, 지금 사야될까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내년 금 가격 상단을 온스당 2100~2200달러로 제시했다. KB증권만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입,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집 등의 이유로 금 가격이 최대 온스당 2550달러까지 올라간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에서 금과 함께 금을 생산하는 금광기업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에너지 물가와 인건비 등의 이유로 금광기업들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저조했지만 내년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유가 상승률의 역기저를 감안하면 금광기업의 생산비용 압박은 지금보다 완화될 것"이라며 "금이 매력적인 구간에서 추가 수익을 원한다면 금광기업에 대한 투자를 병행하는 걸 권한다"고 했다.

금광기업으론 뉴몬트, 배릭골드, 프랑코네바다 등이 있다. 뉴몬트는 세계 최대 미국 금광기업으로 올해 호주 금광기업인 뉴크레스트 마이닝을 인수했다.

금광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가 어렵다면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들 기업을 모아놓은 '반에크 금 채굴 ETF(GDX)'가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글로벌 금광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금광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이달 말 상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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