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지하 1층 식품코너를 찾은 주민들이 어묵 등을 사기 위해 진열된 상품을 살피고 있다/사진=김온유 기자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슈링크플레이션)한 품목이 공개되자 소비자 사이 괘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도 보인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기분이 좋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양반김을 사러 온 남성 이모씨(33)는 "용량이 줄어든 것을 몰랐는데 듣고 나니 기분이 좋을 수 없다"며 "미리 알았으면 다른 것을 샀을 것"이라고 했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김은 기존 한 봉지 당 5g이었던 것을 지난 9월 4.5g으로 줄였다.
반면 대체할 상품이 없는 경우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슈링크플레이션 상품을 집어들었다. 여러가지 맛을 첨가한 견과류를 판매하는 'HBAF'(바프)가 대표적이다. 'HBAF'는 소비자원 통계 기준 가장 많은 품목의 양을 줄였음에도 소비자의 발길은 이어졌다.
직장인 원태희씨(40)는 동료와 함께 회사 야유회를 위해 장을 보러 와 허니버터·아몬드맛 아몬드 등 6봉지를 카트에 담았다. 원씨는 "맛 때문에 이 브랜드 제품을 사는 거라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 같은데 양을 줄인 건 기분이 나쁘긴 하다"며 "고객들 기분 나쁘지 않게 미리 말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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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양모씨(23) 역시 회사 행사 때문에 'HBAF' 제품을 구매했는데 "꼼수 인상을 했다니 괘씸하다"면서도 "대체할 상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14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대형 할인마트 지하 1층 식품코너에 진열된 상품/사진=김온유 기자
인근에 사는 이모씨(90)는 "어묵 같은 건 1만원에서 2000원이 올랐는데 양은 더 줄었다"며 "마트에서 싼 물건, 시장에서 싼 물건이 다 달라서 한번 장을 보면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은 줄고 가격은 오르니 이씨처럼 여러 곳을 돌며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4인 가족의 주부인 서모씨(54)는 "우리 집은 식비가 150%가량 늘었고 다른 집도 2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며 "물가가 많이 올라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할인마트 측은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할인 행사를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 매장 정육 코너에서 일하는 최모씨는 "요즘은 할인 할 때가 아니면 손님이 하나도 없다"며 "'원 플러스 원'(1+1)이나 할인 행사를 하면 30분은 기다려야 될 정도로 줄을 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