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가 책상 떠난 이유는 "현장목소리로 신산업 혈관 뚫는다"

머니투데이 고흥(전남)=조규희 기자 2023.12.14 15:54
글자크기
법체처 관계자가 14일 전남 고흥 UAM(도심형항공교통) 실증단지를 찾아 시제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법제처법체처 관계자가 14일 전남 고흥 UAM(도심형항공교통) 실증단지를 찾아 시제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법제처


정부의 입법 '관문'인 법제처가 신산업 육성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간기업을 만났다. 소관 부처가 마련한 입법안을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보강하는 역할에서 법의 영향력이 직접 미치는 현장을 직접 파악했다. 책상을 떠나 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를 법률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14일 박종구 법제처 법제조정정책관은 전남 고흥 K-UAM(K-Urban Air Mobility,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단지를 찾아 실증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과 만났다.



올해 10월 공포된 '도심항공교통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4년 4월2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 항공관계법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도심항공교통에 대한 신기술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개발·검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인데 후속 작업으로 대통령령을 비롯한 하위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법 시행과 맞물려 시행령 등을 마련하지만 최종 검토는 법제처의 몫이다. 법제처 본연의 업무에서 축적된 법제, 법리 검토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도 새로운 산업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면 자칫 규제만 가득한 법령으로 전락하거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날 법제처가 현장을 찾은 이유다.



박 정책관은 "안정적 법리 검토는 법제처의 주요 역할이지만 신기술·신제품, 새로운 문화 등에 대한 이해는 책상에서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부처의 정책 집행을 도울 수 있는 법률 조력을 하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와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구 법제처 법제조정정책관이 14일 전남 고흥 K-UAM(K-Urban Air Mobility,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단지에서 실증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과 만났다. /사진제공=법제처박종구 법제처 법제조정정책관이 14일 전남 고흥 K-UAM(K-Urban Air Mobility,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단지에서 실증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과 만났다. /사진제공=법제처
우리 UAM 기술 수준은 전세계에서 4, 5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제작·운용 등에 필요한 기술 분야인 △소재 △전자 △AI(인공지능) △통신 등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미비가 항상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실증사업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기술·산업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음에도 제도 점수를 낮게 받아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상용화, 국제 기준 선도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제 사회 움직임와 국내 사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법령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제작 업체 관계자는 "법적 토대가 마련돼 기업은 이정표를 생기게 된 것으로 이제는 각자의 역할에 맞게 제작, 운용 등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도 준비된다면 UAM 산업이 더 빨리 가속화되고 국제 시장 선점도 도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제처는 소관부처인 국토부와 함께 하위법령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박 정책관은 "앞으로도 법제처는 부처 간 의견조율이 필요한 법률안에 대해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함으로써 '입법과정에서의 막힌 혈을 뚫어주는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며 "미래 전략산업인 도심항공교통의 상용화를 위해 도심항공교통법의 제정을 지원한 것뿐만 아니라 해당 법의 원활한 집행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신속·면밀한 사전심사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구 법제처 법제조정정책관이 14일 전남 고흥 K-UAM(K-Urban Air Mobility,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단지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조규희 기자박종구 법제처 법제조정정책관이 14일 전남 고흥 K-UAM(K-Urban Air Mobility,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단지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조규희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