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수익률 곡선의 형태를 좌우하는 것은 단기금리의 움직임이다. 단기금리는 연준의 금리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므로 변동성이 크고 일직선을 따라 움직이는 형태를 보인다. 연준의 금리정책이 동일방향으로 상당 기간 진행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기금리에서 단기금리를 차감해 산출되는 장단기 금리차(term spread)는 강한 추세적 움직임을 보인다. 변동성이 큰 단기금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든다. 금리차는 우하향하게 되고 종국에는 마이너스가 된다.
한편, 장단기 금리차 곡선은 장기금리가 상승해도 우상향하게 된다. 이는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 약세 우상향)이라 불린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채권시장 수급이 악화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베어 스티프닝은 유동성 악화를 동반한다.
지난 가을 미 채권시장은 베어 스티프닝에 시달렸다. 고용시장의 호조로 상당 기간 연준이 단기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장기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 국채시장에서의 수급 악화도 베어 스티프닝을 부채질했다.
그런데 11월 이후 장기금리가 5%에서 4.2%로 급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차 곡선은 다시 우하향하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내년부터 연준이 단기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장기금리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연준이 이를 극복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펼친다면 탄력적으로 금리를 조정해 침체 없는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책결정 패턴을 지속한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경제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내년 정확한 연준 읽기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