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모주 가격제한폭 완화가 적용된 지난 6월26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한 종목은 총 53개(스팩 혹은 스팩 합병상장, 이전상장 제외)로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9.73%다.
앞서 거래소는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신규상장일 기준가격 결정 방법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공모가의 90~200% 범위에서 상장 첫날 시초가가 정해지고 장이 시작되면 시초가 기준으로 상·하한 30% 가격제한이 적용됐다. 만약 시초가가 공모가의 200%(2배)로 결정되고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면 상장 첫날 수익률은 160%(공모가의 2.6배)가 된다. '따블(더블)+상한가'라는 의미로 따상으로 불렸다.
주목할 점은 과거 따상으로 불렸던 상장 첫날 수익률 160% 이상을 기록한 사례가 이전보다 확 줄었다는 것이다. 올해 제도 개선 전 상장 첫날 160%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미래반도체 (18,360원 0.00%), 오브젠 (12,690원 ▼110 -0.86%), 스튜디오미르 (5,450원 ▲560 +11.45%), 이노진 (2,265원 ▲40 +1.80%), 마녀공장 (19,360원 ▼90 -0.46%), 꿈비 (8,200원 ▼360 -4.21%) 등 6개 종목으로 이 기간 전체 상장종목(30개)의 20%를 차지했다.
제도 변경 이후 상장 첫날 16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케이엔에스 (30,950원 0.00%)(300%, 이하 상장 첫날 수익률) LS머트리얼즈 (24,000원 ▲300 +1.27%)(300%) 필에너지 (23,350원 ▼1,850 -7.34%)(237.06%) 그린리소스 (28,800원 ▲450 +1.59%)(207.65%) 시큐센 (2,470원 ▼30 -1.20%)(205%) 블루엠텍 (12,840원 ▲430 +3.46%)(168.42%) 한선엔지니어링 (6,590원 ▲390 +6.29%)(161.86%) 등 7개 종목이다. 이 기간 전체 상장종목(53개)의 13.2%로 이전보다 약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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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12월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공모주들이 나타나며 최근 비율이 상승한 것이다. 하반기 따상 이상 수익률 7개 종목 중 3개가 12월 상장 종목이다. 이를 제외하면 제도 변경 이후 11월까지 따상 종목 비율은 8.3%(48개 종목 중 4개)에 불과하다.
지난 몇년 간 통계를 살펴봐도 이전보다 따상 빈도가 떨어진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본격화했던 2020년 따상 종목 비율은 13.16%(76개 종목 중 10개)를 기록했고 그 다음해에는 16.13%(93개 종목 중 15개)로 나타났다. 증시 전체가 부진에 빠졌던 2022년(따상 비율 4.1%)을 제외하면 이전에는 대체로 신규상장 6~7개 종목 중 1개 꼴로 따상이 나타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주의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이후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더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는 상장 첫날 시초가 결정 이후 30% 상·하한 수익률로만 나타나 공모가 대비 160% 상승해도 심리적인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공모가를 기준으로 수익률이 표시되다보니 상승률이 과도하게 높게 나타나면 투자자들의 부담도 그만큼 가중된다.
IPO(기업공개) 시장을 분석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머티 (117,700원 ▲3,100 +2.71%)리얼즈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공모가 3만6200원으로 지난달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첫날 수익률이 최저 18.65%에서 최고 81.77%까지 움직였다. 주가 상승 부담에 차익실현 매물도 상당했다. 하지만 가격제한폭이 설정된 그 다음 거래일부터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는 "80%까지 상승한 첫날에는 그만큼 가격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30% 가격제한이 설정되고부터는 오히려 가격 부담이 낮아지면서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장 초기 가격제한폭 확대 기간을 넓히거나 미국 등 선진국 증시처럼 아예 가격제한폭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격결정방법 변경 이후 공모주 가격이 보다 빨리 안정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제한폭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