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선점이 경쟁력"…ASML과 '한배' 탄 삼성·SK, 기대감 'UP'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3.12.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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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왼쪽 다섯번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인 ASML 본사에서 클린룸을 시찰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윤 대통령,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제프리 반 리우웬 국제통상개발협력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공동취재,뉴시스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왼쪽 다섯번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인 ASML 본사에서 클린룸을 시찰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사업책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윤 대통령,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제프리 반 리우웬 국제통상개발협력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공동취재,뉴시스


삼성전자 (78,400원 ▼800 -1.01%)SK하이닉스 (183,800원 ▲3,900 +2.17%)가 ASML과의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면서 노광장비 선점에 유리한 키를 쥐게 됐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극자외선)노광장비는 반도체 첨단 공정에 필수적으로, 장비 선점이 곧 반도체 생산능력으로 연결된다.

삼성전자와 ASML이 국내에 'EUV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한 MOU(업무협약)'를 12일(현지시간) 맺었다. 7억 유로(약 1조원)를 공동 투자한다.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SML의 연간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더불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 국가인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차세대 노광 기술 확보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이번 협력으로 반도체 기술력 강화를 위한 EUV 양산 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동 연구소 설립을 통해 차세대 노광 장비를 조기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생산 비중도 확대해 메모리 미세공정 혁신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동 연구소가 세워질 지역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용인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해진다. 연구소 설립이 궁극적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조성과 경쟁력 강화에도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란 의미다. 소재·부품·장비 회사와 메모리 제조사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고 의사소통이 원활할수록 시너지 효과를 낸다.



정부는 지난 3월 경기도 용인에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 곳에 300조원을 투입해 2042년까지 5개 이상의 반도체 팹을 순차적으로 건설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 120조원을 들여 4개의 반도체 팹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ASML과 친환경 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한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장비 내부의 수소를 태우지 않고 재활용하면 전력 사용량은 20% 줄어든다. 환산하면 연간 165억원의 비용이 감축되는 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 전력 절감은 물론 탄소 저감에도 기여해 ESG 관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SML과 오랫동안 협력을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과 장비 개발협력을 함께 해오고있다. 2012년에는 ASML 지분 3%를 7000억원에 매입하는 등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도 했다. 현재는 일부를 매각해 158만407주(0.5%)를 가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2월에 4조7500억원 규모의 EUV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 MOU를 두고 "국내 설비 소재 협력사의 성장과 반도체 인재 육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국가 반도체 경쟁력 확보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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