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강남 오피스 빌딩 인수전에 참전…인수의지도 높아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3.12.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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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강남 오피스 빌딩 인수전에 참전…인수의지도 높아


서울 강남 오피스 빌딩 인수전에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이 뛰어들었다. 입찰자들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등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인다. 부동산 IB(투자은행) 업계에선 빗썸을 유력 인수자로 꼽으며 곧 있을 결과에 주목한다.

13일 IB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과 매각 자문사인 세빌스코리아, 컬리어스코리아, 한화에스테이트는 지난 12일 T412 빌딩 숏리스트(인수 적격 대상) 후보군을 대상으로 딜 인터뷰를 진행했다. 숏리스트엔 빗썸, 알레르망, 이지스자산운용, 케이리츠투자운용, 하나자산신탁 등 5개사가 참여했다.



T412 입찰 당시 운용사, SI(전략적 투자자)들이 고루 참여해 부동산 IB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숏리스트 후보군을 포함해 LB자산운용, 교정공제회, 그래비티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운용 등 13곳이 입찰에 들어왔다.

그중 눈길을 끌었던 건 빗썸이다. 빗썸이 제시한 희망 인수가는 3.3㎡당 4100만원 선으로 입찰자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T412가 위치한 강남권역(GBD)의 최근 상업용 오피스 빌딩 입찰가가 3.3㎡당 3000만원 중후반대였던 걸 감안하면 빗썸의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걸 엿볼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이 상업용 오피스 자산을 매입하려는 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보인다. 빗썸은 현금성자산 외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을 유동자산으로 상당 부분 갖고 있다.

지난 3분기 빗썸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의 가상자산 평가가치는 800억9024만원으로 전년 동기(609억1333만원)보다 31.48% 늘었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보유 개수는 줄었지만 시세가 올라가며 평가가치가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99억8018만원에서 168만57만원으로, 이더리움은 196억8776만원에서 271억원으로 늘었다.

T412 빌딩 전경/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T412 빌딩 전경/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하지만 전통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극심해 빗썸 자체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이 생겼다. 이미 앞서 안정적 부동산 자산을 확보한 가장자산 거래소도 있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2022년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코람코더원강남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설립해 GBD 인근의 에이플러스에셋타워를 43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업계가 등락이 심한 코인시황을 따라가기에 수익구조가 일정치 않다"며 "꾸준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캐시카우를 찾다보니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자연스럽게 부동산 투자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은 셰어딜, 에셋딜 모두 가능하게 진행된다. 셰어딜은 펀드의 수익자만 교체되는 매각 형태로 부동산 취득세가 면제되고 매각차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 에셋딜은 거래 상대방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통상적인 부동산 거래 형태다.

T412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입찰자들이 제시한 가격,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한화자산운용은 201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1905억원에 T412를 매입했다. 빗썸이 T412를 낙찰받으면 한화자산운용은 약 1370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준공된 T412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12에 소재해 있다. 지하 6층~지상 19층, 연면적 2만6388.79㎡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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