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동맹' 삼성전자-ASML, 韓에 1조 공동투자 'R&D센터' 세운다

머니투데이 암스테르담(네덜란드)=안채원 기자 2023.12.1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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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尹대통령, 네덜란드 국빈방문 계기 'MOU 체결'

[벨트호벤=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클린룸을 시찰, 환복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회장,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윤 대통령, 피터 베닝크 회장, 최태원 회장. (공동취재) 2023.12.12.[벨트호벤=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클린룸을 시찰, 환복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회장,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윤 대통령, 피터 베닝크 회장, 최태원 회장. (공동취재) 2023.12.12.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과 초미세 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연구개발)센터'를 국내에 설립키로 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대만 TSMC 등과 벌이고 있는 ASML 반도체 장비 반입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후 네덜란드 벤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이 동석했으며,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피터 베닝크 ASML 회장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이 해외 방문 중 현지 기업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알렌산더르 국왕은 ASML 도착 후 가장 먼저 양국 정상의 동반 방문을 기념하는 문구가 새겨진 웨이퍼에 서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ASML은 서명된 웨이퍼를 본사 '클린룸(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이 제조되는 고청정 공간)'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어 양국 정상은 ASML과 협력 관계에 있는 네덜란드, 유럽의 주요 반도체 기업, 기관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및 ASML(네덜란드, 노광장비), ASM(네덜란드, 증착장비), Zeiss(독일, 광학시스템), IMEC(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 회장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그간 ASML이 선도한 기술혁신이 전 세계 4차 산업혁명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ASML, ASM 등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업들이 한국에 생산, R&D, 인재 양성을 위한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등 투자를 확대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간담회 직후 양국 정부와 기업 등은 3건의 반도체 분야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은 MOU 체결식에 참석해 한국과 네덜란드 간 투자·협력 확대를 축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벨트호벤=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 기업인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부 및 기업간 MOU 체결식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및 한국과 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지원 지지문서 참석 업체 대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12.[벨트호벤=뉴시스] 조수정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반도체장비 생산기업 기업인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정부 및 기업간 MOU 체결식을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회장 및 한국과 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지원 지지문서 참석 업체 대표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12.
먼저 삼성전자와 ASML은 함께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EUV(극자외선) 기반으로 초미세 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하는 MOU를 체결했다.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 공정을 개발하기 위한 R&D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과 금년 7월 베닝크 회장을 두 차례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와 관련해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nm) 공정을 파운드리 생산 라인에 적용하는 양산에 성공했다. TSMC와 인텔도 3nm 양산에 뛰어들면서 파운드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번 MOU를 통해 삼성전자는 ASML과 공동으로 내년부터 1조 원을 투자해 국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설립 운영한다. ASML과 삼성전자가 공동 설립하는 동 R&D센터는 차세대 EUV를 기반으로 초미세 제조 공정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 센터로서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며 "우리 정부는 설치부터 운영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장비 내부의 수소를 태우지 않고 재활용할 경우 전력 사용량은 20% 줄어들고, 연간 165억원의 비용이 감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부(한국 산업통상자원부-네덜란드 외교부)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활용해 양국 대학원생들에게 현장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한-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신설 협력 MOU를 체결했다.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는 양국에서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2월 네덜란드에서 첫 번째 교육이 개시될 예정이다.

박 수석은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 분야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양국 정부는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미래 반도체 인재를 함께 양성하기로 했다"며 "우리 측에서는 KAIST, 울산 UNIST, 성균관대 등 3개 반도체특성화 대학원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고, 네덜란드 측에서는 아인트호벤 공대, IMEC, Brainport Development, ASML, ASM, NXP 등 산학년이 대거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재를 같이 키우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진정한 반도체 동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양국의 반도체 분야 미래 세대들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ASML의 클린룸을 함께 방문, 차세대 EUV 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했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클린룸은 지금까지 전체 모습이 공개된 적 없는 차세대 EUV 생산 현장이다.

박 수석은 "ASML 클린룸에서는 2nm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투입되는 차세대 EUV 장비가 제조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 방문에 맞춰 처음으로 대외 공개하는 것이라 ASML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깊은 신뢰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ASML 방문에서 체결된 정부 및 민간 차원의 협력 MOU가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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