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수서역 인근의 한 인도.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남성이 반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있다/사진=오석진 기자
예년 같으면 찬 바람이 매섭게 불었을 12월이지만 올해는 예상 밖의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주민 30대 여성 박모씨는 "집에서 패딩을 입고 나왔다가 땀이 나서 코트로 갈아입고 나왔다"며 "이른 봄 날씨 같아서 산책하기 딱 좋다"고 말했다.
포근한 날씨의 원인으로는 바닷물이 뜨거워지는 '엘니뇨 현상'이 꼽힌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게 유지되는 기후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이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28.6도로 평년보다 1.8도 높았다.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 그 영향으로 대기(공기)의 온도도 오른다.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진 5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겉옷을 벗어둔 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에너지학과 교수는 "굉장히 예외적인 현상"이라며 "원인은 지구온난화"라고 밝혔다. 그는 "2030년까지 설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지구의 평균기온이 오르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이상기후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말까지 롤러코스터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3일 전국에 비가 온 뒤 점차 기온이 낮아져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오는 14일과 15일에는 남쪽에서 저기압이 다가오면서 다시 기온이 오르는 가운데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이 비가 그친 뒤 주말인 오는 16일부터 또다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영하권 추위가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