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전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및 미수금 이자수익은 1조4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증권사들의 상반기 영업수익이 약 102조9263억원이니 전체 영업수익의 1.4% 수준인 셈이다. 비중이 높지 않지만 증권사로서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벌어들일 수 있는 짭짤한 수익원이었다.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미수금 이자로 17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 하반기에는 미수금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됐다. 지난 10월18일 영풍제지 (1,527원 ▲24 +1.60%) 주가 폭락사태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종목에 대한 반대매매를 완료했지만 미수금이 4333억원 남았다고 지난달 6일 밝혔다. 올 상반기 미수금 이자수익의 250배가 넘는 거금이다.
키움증권은 이 과정에서 영풍제지에 대한 증거금률을 낮게 유지해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조종을 조장하고 손실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영풍제지는 올해 주가가 900% 이상 폭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 시세조종 의혹이 나왔던 종목이기 때문이다. 앞서 다른 증권사들은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영풍제지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는데,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이 영풍제지 주식 거래를 정지시킨 이후에야 100%로 상향 조정했다.
영풍제지 사태가 사실상 키움증권에만 손실을 안겼다면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의 피해 범위는 더 넓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13개 증권사의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관련 8개 종목 차액결제거래(CFD) 미수채권 규모는 25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가 대손충당금으로 손실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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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시세조종 의혹들로 인해 증권사들이 영업익에 피해를 보면서 리스크 관리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CFD 사태 이후 증권사 리스크 관리실태를 점검하면서 CFD는 많이 줄었으나 신용매매만큼은 축소하기 꺼려했던 곳들이 많다"며 "그러나 이제는 증권사들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일단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정책으로 전환한 만큼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