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앙경찰학교 수료식을 마친 현 경북경찰청 수사부 광역과학수사대 2팀 소속 배진우 경장(33)의 모습./사진=배진우 경장 제공](https://thumb.mt.co.kr/06/2023/12/2023120815231439137_1.jpg/dims/optimize/)
배 경장과 동료들은 가장 먼저 공장 출입구에 쳐진 접이식 바리케이드에서 범인의 지문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녹슨 바리케이트에서는 어떤 지문도 채취할 수 없었다. 배 경장은 "그 당시 '피의자의 증거는 어딘가 있을 것이니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후 배 경장은 공장 CCTV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배 경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상습범인 A씨가 공장 한 곳만 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배 경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달 초 마을회관 절도 현장에 출동했는데 그곳 CCTV에서 A씨와 동일한 인상착의를 발견했다. 항상 장갑을 끼고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한 채 범행하는 인상 착의였다.
![경북경찰청 수사부 광역과학수사대 2팀 소속 배진우 경장(33)./사진=배진우 경장 제공](https://thumb.mt.co.kr/06/2023/12/2023120815231439137_2.jpg/dims/optimize/)
순경 계급을 단 직후인 2016년 초 배 경장은 경북 포항 북부경찰서 형사과로 지원하며 형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조장과 조원으로 인연을 맺은 이모 경감(50)은 배 경장의 멘토가 됐다. 이 경감은 배 경장에게 "형사는 끝까지 쥐어짜서 사건을 해결해내야 한다"고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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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르침 덕분에 배 경장은 어떤 현장이든 사소한 단서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나선다고 한다. 배 경장은 올여름 경북 포항 일대에서 집 주인이 자리를 비운 집만 골라 20여회 귀금속을 훔친 피의자 B씨를 특정했다.
범인이 CCTV가 없는 집만 골라 범행했기 때문에 다른 현장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하지만 배 경장은 B씨의 범행 패턴에 집중했다. B씨는 공구를 이용해 창문을 열고 가는 습관이 있었다. 창문을 열고 들어가며 창틀에 남은 B씨의 발자국을 특정했다. 이어 유사한 공구가 사용된 흔적을 바탕으로 B씨의 추가 범행을 밝혀냈다.
배 경장은 과학수사 부서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형사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한다. 배 경장은 "과학수사를 경험해 봤으니 일선 형사로 돌아가면 면밀한 증거 확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은 형사를 조력하는 역할이지만 직접 발로 뛰면서 범인을 검거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들이 나쁜 일을 겪었을 때 든든한 역할을 해주는, 그래서 시민들의 마음에 안심을 주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