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10년 후... 중국화되는 세계 도시[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PADO 편집장 2023.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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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도시는 문명의 중심지로 세상을 이끌고 또한 주목의 대상이 됩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중국과 세상, 특히 글로벌사우스를 연결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의 물류가 모이고 흩어지는 곳에 도시가 새로 세워지고 기존 도시는 더욱 커지고 현대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도시의 건설 및 재건에 중국식 도시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환경은 더욱 생태적이고 치안은 더욱 안전하지만 자유의 공간은 축소된 중국식 도시입니다. 포린어페어스의 이 기사는 거창한 지정학적 경쟁 같은 큰 주제에만 보지말고 장기간에 걸친 도시와 도시생활의 변화를 두고 중국의 대전략이 무엇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한 후 서방도 더욱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도시와 도시생활을 글로벌사우스에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소박한 도시생활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의 경쟁이 어쩌면 큰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기사가 주는 통찰입니다. 이것은 비단 국제정치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도시를 만드는 노력이 서울과 몇몇 대도시에서만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며 많은 지방도시들도 더욱 현대화되고 국제화되어야 나라 전체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기풍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야경.중국 상하이의 야경.


2023년 10월, 세계 지도자들이 베이징에 모여 최근 중국 대전략의 핵심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 10주년을 기념했다. 일대일로는 엄청난 규모의 재원 투입과 각양각색의 원대한 계획들로 세상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미 약 1조 달러(약 1300조원)를 투자한 중국은 새로운 도로, 철도, 항구, 에너지 시스템, 기술 및 사이버공간 혁신을 통해 150개 이상의 국가를 묶어 교역과 연결을 강화하고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중국의 시장과 정치적 영향력 안으로 더 가깝게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대일로가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도 핵심적인 측면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일대일로는 다른 강대국이 그 추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 많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전면적인 도시화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국제관계 분석에서 도시들의 개발은 종종 무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인프라, 도시 형태, 그리고 강대국이 구축하는 국제질서의 모습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역사를 통해 강대국들은 도시를 상업적, 종교적 연결의 거점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또는 상징적으로 힘을 과시하는 장소로 사용했다. 탈냉전 시기에 형성된 미국의 일극적 순간은 글로벌 도시라는 독특한 도시 형태의 탄생을 통해 뒷받침되었다. 런던, 뉴욕, 서울, 시드니, 도쿄와 같은 도시는 수십 년에 걸쳐 자유주의 개방시장의 확장에 따라 재편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도시들의 부상은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서야 자신들만의 독특한 인프라와 도시 형태를 창출하기 시작하고 있다. 1979년부터 시작된 경제 개방, 경제 실험, 폭발적인 성장 기간 동안 중국은 고층빌딩을 짓고 농촌 지역을 도시화하여 도시 공간을 위와 밖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동아시아 지역 및 멀리 떨어진 경제들에 연결시킴으로써 국경 안의 도시 공간을 변화시켰다. 도시 공간은 40년 동안 중국의 경제 및 전략적 비전의 중심이 되어 왔는데, 이는 일대일로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국내외에서 도시에 쏟고 있는 관심과 재원은 수십억 명의 도시 거주자들의 삶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의 장기 전략인 일대일로는 20세기 중반 국공내전에서 중국 공산당이 승리한 지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이라는 상징적인 날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일대일로가 성공하면 서구가 부상하기 전 천여 년 동안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민족들을 하나로 묶어준 무역 네트워크와 중심도시들로 이뤄진 고대 및 중세 실크로드가 21세기에 다시 태어나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중국이 실현시키려 하는 지역간 연결성 강화는 새로운 종류의 초국적 시장을 창출하여 세계경제 연결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 2012년 중국 주도로 이뤄진 가나 케이프 코스트 어항(漁港)의 시장 재개발부터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같은 신항만이나 파키스탄의 3천218 킬로미터에 달하는 영토 재개발에 이르기까지, 일대일로 사업은 이미 아주 작은 규모에서 거대한 규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극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속가능한 형태의 도시생활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생태도시를 실험하는 동시에 도시지역 감시 및 통제의 새로운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전쟁이 아닌 중국의 영향력, 문화, 발전 모델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물리적 통로 건설을 통해 국제질서가 재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방 국가들이 경제적, 지정학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수십 년 동안 도시공간에서 빠지지 않았던 국제적 분위기와 문화를 지켜내려면 일대일로에 어떻게 대응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정책 입안자들은 지정학적으로 일대일로와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 프로젝트들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계획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점점 더 분열되고 점점 더 조직력을 잃어가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지도자는 막대한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하고 반세기에 걸친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중국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더 장기적으로 예측가능하게 흔들림 없이, 그리고 더욱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일대일로는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아니다. 일대일로는 이미 전 세계에 중국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중국이 주도하는 대안적 국제 질서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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