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실손, '과잉' 물리치료에 손해율 155%…"보장 한도 제한해야"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3.12.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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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연구원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은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발언하는 모습./사진제공=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은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발언하는 모습./사진제공=보험연구원


약 4000만명의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자 중 1000만명이 가입한 3세대 실손보험의 올해 9월말 손해율이 15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리치료와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한 통원 치료 손해율이 급증한 영향이다. 전문가는 3·4세대 실손보험의 과잉 의료를 방지하기 위해 통원 1회당 보장 한도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험연구원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실손보험 현황과 과제' 주제 발표를 맡은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3·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세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판매된 상품으로 약 1000만명이 가입했다. 4세대는 2021년 하반기부터 팔려 232만명이 계약했다.

올해 9월말 14개 손보사의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54.6%로 크게 높은 수준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보험사의 실적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은 좋아진다. 3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견인한 건 통원 치료를 할 때 발생하는 통원담보 항목이다. 통원담보 손해율은 작년 9월 199.0%에서 올해 9월 243.4%로 44.4%포인트(p) 급증했다. 통원담보와 달리 입원담보 손해율은 이 기간 109.6%에서 127.8%로 18.2%p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리치료 등에 대한 과잉 진료가 발생하면서 통원담보 손해율이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통원담보가 보장하는 건 도수치료·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을 포함한 각종 물리치료와 호흡기 질환 치료다. 이 중 물리치료는 전체 실손 지급보험금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보험사가 지급한 비급여 금액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항목이다. 전체 실손보험의 물리치료 지급보험금은 올해 상반기 1조원을 넘어섰다.

 보험연구원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은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제공=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공·사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은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사진제공=보험연구원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말 14개 손보사의 4세대 손해율은 114.8%로, 출시 첫해인 2021년말 62.3%보다 52.5%p 뛰었다. 이는 3세대 실손보험의 출시 후 2년여 뒤 손해율 증가폭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 14개 보험사의 3세대 손해율은 출시 첫해인 2017년말 63.1%에서 2019년 상반기 93.8%로 30.7%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과잉 진료에 따른 손해율 상승 문제가 3세대 실손보험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에 보험료 차등제가 적용돼서다. 김 연구위원은 "각종 물리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의 평균 가격 등을 고려해 각 항목마다 통원 1회당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3·4세대 가입자가 고가의 도수치료를 받기 위해 통원할 때 과잉 처방을 할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실제 3·4세대 실손보험은 연간 보장금액(250만~350만원)이나 통원 횟수(50회) 한도를 두고 있지만 통원 1회당 보장 한도는 따로 설정해놓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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