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레벨업…트위치 스트리머 조준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3.12.0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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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다시보기 서비스 검토

네이버 '치지직' 레벨업…트위치 스트리머 조준


게임 스트리밍 업계 1위 플랫폼인 트위치가 2024년 2월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하자 동종 서비스를 준비 중이던 네이버(NAVER (174,800원 ▼3,200 -1.80%))가 자사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으로 발 빠르게 스트리머 흡수에 나섰다. 네이버는 자체 서비스 생태계를 활용해 스트리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시청자들의 만족도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치지직에 1080p 풀HD급 화질과 다시보기 서비스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앞서 트위치는 2022년 9월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1080p 화질을 720p로 낮추고 같은 해 11월 다시보기 서비스를 폐지했다.



트위치는 망 사용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는 고객 페인포인트로 지목돼 왔다. 시청자들은 저화질에 불편함을 표시했고 스트리머들은 다시보기 서비스 폐지로 방송 자유도가 줄어들었다며 불평했다. 일부 스트리머들은 고화질 영상과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동시 송출해왔다. 다시보기를 위한 별도의 플랫폼 사이트를 직접 제작한 스트리머도 있다.

네이버는 트위치 스트리머들을 흡수해 매출 향상을 꾀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트위치 내 한국어 방송 시청시간을 근거로 계산했을 때 트위치의 2022년 국내 매출액은 2036억원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생중계 등을 통해 검증된 스트리밍 기술력과 유명 스트리머의 시너지를 통해 치지직을 업계 제일의 서비스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자체 생태계를 통해 트위치 스트리머를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스트리밍 후원 기능에 네이버페이를 연계해 수수료를 낮추는 식이다. 또 네이버웹툰 기반 게임을 치지직을 통해 스트리밍하면 추가 혜택을 주거나 스트리머가 팬덤이 생긴다면 N클립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네이버가 이미 트위치 스트리머를 받아들일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국내 트위치 평균 시청자수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과 우왁굳이 제작한 아이돌 그룹 '이세계아이돌'은 현재 네이버카페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우왁굳 팬카페는 이날 기준 네이버카페 전체 랭킹 4위다. 이밖에도 네이버 OGQ 이모티콘 인기 순위 톱10 중 3개의 이모티콘이 트위치 주요 스트리머 관련 이모티콘이기도 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트위치 서비스에서 1080p 화질로 시청이 불가능하거나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점은 분명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위치가 국내에서 철수하면 기존 스트리머들도 아프리카TV나 유튜브 등으로 옮겨야 할 텐데 잘 준비해서 스트리머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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