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리스크 피한 올리브영, 상장 계획도 청신호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3.12.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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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 매장 모습CJ올리브영 매장 모습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CJ올리브영이 최악의 위험을 피하면서 상장 계획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회사는 향후 주식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해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상장 채비에 나설 계획이다.

올리브영이 이번 공정위 심사 결과에 주목했던 까닭은 과징금 규모가 자기자본의 10%를 넘어설 경우 상장에 제동이 걸려서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 상장심사 가이드북'에 따르면 거래소는 예상손실가액이 자기자본의 10% 이상인 소송 또는 분쟁을 '기업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중점적으로 심사한다. 원칙적으로 예상손실가액이 자기자본의 10% 이상일 경우 상장을 제한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올리브영의 자기 자본 규모는 9140억원이다. 공정위 과징금 규모가 자기자본의 10%인 914억원 가량을 넘는다면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 어퍼너티와의 소송으로 지난해 상장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심사 결과를 앞두고 공정위가 올리브영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짓는 경우 과징금으로 수천억원을 물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올리브영이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에 나설 경우 거래소가 경영상 중대한 영향으로 판단,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가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과징금 부과 규모를 18억9600만원으로 결정하면서 올리브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공정위는 이와함께 올리브영이 고객사에 자사 행사 기간 중에 판매되는 상품을 경쟁사에 공급하지 못하게 한 행사 독점 강요 행위에 대해서는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 다만 향후 법인이 검찰에 기소가 되더라도 벌금 등으로 처벌 수위가 낮은 데다 경영 안정성 및 계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닌만큼 상장 준비에 무리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올리브영은 공모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기업 가치를 적정히 평가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상장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올리브영의 매출 등을 고려했을때 기업가치는 당초 그룹에서 기대했던 규모인 4조원은 거뜬히 넘어선 5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리브영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2조7971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올리브영 관계자는 "업황이나 시장 상황을 보면서 향후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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