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대세는 ETF"…중소형 운용사도 ETF 경쟁 나선다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12.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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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TF(상장지수펀드) 120조 시대'를 맞이해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도 ETF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주도권이 ETF로 넘어간 상황에서 더 이상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다. 각 운용사는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20조' K-ETF 시장...중소형 운용사들도 "나도 한번?"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국내 중소형 자산운용사 2곳이 각각 첫 ETF를 출시한다. IBK자산운용은 이달 내 'ITF200' ETF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오는 14일 'TRUSTON주주가치액티브'를 상장할 예정이다.



IBK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에 처음으로 ETF 업계에 발을 내딛게 됐지만 전략은 달리했다. IBK자산운용은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지수형 ETF를, 트러스톤은 행동주의펀드라는 자사 특성을 활용해 주주행동주의 관련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형 ETF를 내놓는다.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 6월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5개월여만인 지난달 말에는 120조원을 넘어섰다. ETF 시장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시점에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채권운용에 특화된 흥국자산운용이 첫 채권형 ETF인 'HK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를 상장해 ETF 상품군을 4개로 늘렸다. 'HK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는 국내 우량채권(AA-이상)에 투자하는 액티브 채권형 ETF로, 2021년 'HK 베스트일레븐액티브 (9,745원 ▲220 +2.31%)'와 'HK 하이볼액티브 (8,400원 ▲5 +0.06%)' 이후 무려 2년 4개월여 만에 나온 신상품이다.

ETF 시장 90%를 TOP5 운용사가…중소형운용사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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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제 막 발을 뗀 중소형 운용사가 치열한 ETF 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양대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ETF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1위 삼성자산운용(48조4762억원)과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44조5381억원)이 시장 점유율 약 80%를 갖고 있다.

나머지 22곳의 운용사가 20% 남짓의 시장을 나눠갖고 있는데 이마저도 톱5에 드는 주요 운용사가 대부분이다. 3위 KB자산운용(9조1374억원),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5조5999억원), 5위 한화자산운용(2조8565억원)까지 합치면 무려 93%에 달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의 몫까지 합치면 파이는 더 줄어든다.


한정된 파이를 조금이나마 가져가기 위해 후발주자들은 생존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가령,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2년 전에서야 처음 ETF를 선보였지만 꾸준히 자사 펀드매니저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액티브형 ETF를 꾸준히 내면서 '액티브 ETF' 명가로 거듭났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독창적인 ETF를 내놨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대표는 "'TRUSTON주주가치액티브'는 행동주의 전략이 가미된 ETF로 다른 운용사가 복제할 수 없는 차별화 상품"이라며 "첫 ETF인 만큼 후속 상품 출시 여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IBK자산운용의 경우 그룹사 은행과 연계해 ETF 판매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IBK기업은행과 연계해 판매하면서 IBK금융그룹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며 "이에 따라 향후 후속 상품도 준비 중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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