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美 메드트로닉으로 피인수 무산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12.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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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총 인수대금 9710억원 예상

이오플로우, 美 메드트로닉으로 피인수 무산


이오플로우는 지난 5월 미국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과 체결했던 인수 계약이 종료됐다고 7일 밝혔다.

이오플로우 (12,150원 ▲90 +0.75%)가 지난 8월 인슐렛으로부터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명목으로 피소된 뒤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결국 인수 계약 종료를 결정한 것이다. 인슐렛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기(제품명 옴니팟)를 출시한 회사고, 이오플로우는 해당 시장에서 두 번째로 제품(이오패치)을 상용화한 회사다. 인슐렛이 미국에서 소송과 관련한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오플로우 일부 품목의 영업도 중지됐다.

이에 따라 이오플로우는 이날 메드트로닉 인수 절차였던 유상증자 철회 및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 해제·취소 공시했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도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난 몇 주 동안 합의점을 찾기 위해 양측이 노력했지만 당사의 최근 상황을 불확실하게 보는 메드트로닉사와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가 있어서 일단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본 계약 종료 이후에도 상호간의 관심은 크다. 메드트로닉에서 본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계속 당사와 인슐렛사 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단 둘 밖에 존재하지 않는 일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 제품이며, 인슐렛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면서 "수억 명의 당뇨 인구와 특히 인공췌장 솔루션의 출현으로 인슐린 펌프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현재 시장에서 당사의 미래는 밝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신규 자본 확보에는 많은 투자자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그 동안 공장 매입 및 증축, 자동화 라인에 적극적 투자를 단행, 많은 자금을 선투자한 덕분에 현재 큰 자본-투자는 대부분 마친 단계다. 앞으로는 하루 빨리 흑자기조로 전환해서 재무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경쟁사(인슐렛)와의 법정다툼에 대해서는 "가처분 명령 자체에 많은 법리적 괴리가 있어서 가처분 관련 상고심에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 변호인단의 전반적인 의견"이라며 "그러나 본 가처분에서의 승리만을 예상하면서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라 플랜 B, 플랜 C, 플랜 D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상세한 진척사항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드트로닉과의 인수 계약이 종료되면서 김 대표가 갚아야할 주식담보대출이 어떻게 될지도 관심이다. 앞서 김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에 2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대출 만기일이던 지난달 31일 만기가 연장되지 않고 종료되면서 대출금 절반인 100억원을 담보 주식 66만주를 장내 매각해 상환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에선 남은 100억원에 대한 담보권 실행은 이달 15일로 유예해줬다. 김 대표는 이때까지 100억원을 직접 갚거나, 백기사 혹은 대환 대출을 확보해야 이오플로우 주식이 추가 처분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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