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저는 보수도 진보도 아냐…정치적 외풍 불면 독립성 지킬 것"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박소연 기자, 조준영 기자 2023.12.0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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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06.[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06.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5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립성'을 강조했다.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으며, 좌·우가 대립하는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도 "어느 한 쪽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5~6일 이틀 간 조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위원들은 대법원장으로서 법원의 중립성을 잘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사건 재판에서 소수의견을 낸 점을 언급하며 "후보자께서 정말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정권에서 좋아할 만한 판결을 했다고 여길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저는 한 번도 스스로를 진보 또는 보수로 생각해본 적 없다"며 "(사안을) 법과 원칙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저는 오직 증거법에 따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해당 판결들은 권력을 잃어 사회적 약자 입장에 서 있는 (사람에 대한) 판결"이라며 "(국정농단) 뇌물수수 사건 관련해서도, 뇌물수수죄가 안 된다는 게 아니었다. 말의 사용 이익을 제3자인 정유라가 받았다는 그 조항(제3자 뇌물수수죄)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서는 "특정 입장이 있지 않다"며 "정부 수립일과 건국일이라는 용어 중 어느 하나를 고집할 필요가 없고 폭넓게 사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전날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정치적 외풍이 들어오면 확실히 막겠나'라고 묻자 "(외풍이 있어서는) 물론 안되겠지요"라면서 "당연히 사법부 독립을 최우선으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사법농단의 원인이나 결과 등에 대해 1심 재판을 앞두고 있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사법부 일원으로서 그런 불신을 일으켰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며 "취임하면 대법관회의에서 관련 문제를 공론화해보겠다"고 했다. 다만 "(사전 심문을 위해) 아무나 부르게 되면 수사의 밀행성이나 신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검사가 신청하는 참고인만 부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재판 지연 문제를 두고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해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강구해야만 한다"며 "원인이 한 곳에 있지 않은 만큼 세심하고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기일 지정이나 판결서 적정화와 같이 당장 시행 가능한 방안에서부터 재판인력의 구성 또는 재판제도 개선과 같은 근본적인 방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방안을 두루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과거 여중생을 임신시켜 출산하게 한 40대 기획사 대표에게 조 후보자가 무죄 판결을 내린 데 대해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지 않고 사건이 올라와 무죄로 판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속력 법리에 따른 것일 뿐, 이 사건 자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틀 간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이나 신상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여·야 간 공방도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를 마친 뒤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계획인데, 현재까지 중대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아 채택이 확실시 된다.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에서 보고서가 채택되면 이르면 오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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