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사" 30만원 호텔 케이크 줄 설 때…1만원짜리도 불티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3.12.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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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가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사진제공=신세계푸드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상 기후로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도 급등, 케이크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만원을 훌쩍 넘는 고급 케이크도 연이어 출시되자 식품업계는 1~2만원대의 '가성비' 케이크를 선보이고 나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선물 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은 톤(t)당 4200달러를 기록, 1977년 이후 46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코아 가격은 올해만 약 62% 뛰었다.



전 세계 코코아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나가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탓인데 코코아 출하량 감소가 초콜릿 가격 인상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코코아를 비롯한 설탕, 팜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케이크플레이션(케이크+인플레이션)' 현상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주요 호텔은 특수 재료를 활용한 고가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호텔 케이크 중 가장 고가는 서울 신라호텔의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로 가격은 30만원이다.

이외에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는 28만원,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17만8000원, 시그니엘 서울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박스' 케이크는 21만원 등에 판매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원부자재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책정에 고심했다는 입장이지만 연말 송년회, 크리스마스 등으로 케이크 수요가 늘면서 케이크 가격 상승도 이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케이크류의 물가 상승률은 8.3%로 전체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5.1%)보다 3.2%포인트 높았다.


이에 식품·유통업계는 1만원 이하의 케이크를 출시하거나 할인 폭을 높이는 등 저렴한 가격대로 연말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일 지난해와 동일한 가격의 9980원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딸기케이크(1만9980원), 치즈케이크(1만3980원) 등 2만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대의 케이크를 출시한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9980원 '빵빵덕' 케이크는 출시 3주 만에 1만5000개가 판매됐고 전년 동기 대비 케이크 판매량이 30% 증가하기도 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협업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사진제공=CJ푸드빌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협업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사진제공=CJ푸드빌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크리스마스 시즌 협업 제품을 출시하며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오는 19일까지 뚜레쥬르 앱에서 위글위글 케이크, 굿즈 등을 최대 20% 할인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캐릭터 '산리오캐릭터즈'를 활용한 미니 도시락 케이크를 6900원에 선보인다. GS25는 남성 아이돌그룹 제로베이스원과 협업한 케이크를 6500원에 출시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큰 크기의 고가 제품이 부담스러운 1~2인 가구는 가성비 케이크를 많이 찾고 있기 때문에 연말마다 저렴한 케이크류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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