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테마 중 하나가 온디바이스 AI다. 온디바이스 AI란 말 그대로 기기에 탑재(On-Device)된 AI란 의미다. 기존 AI 서비스는 대규모 AI 서버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통신을 통해 그 결과를 PC나 스마트폰 등에서 받아보는 방식이다. 온디바이스는 AI 연산을 할 수 있는 칩을 기기에 내장함으로써 통신 연결 없이도 기기가 스스로 가벼운 AI 학습과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증권가에서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기대하는 이유는 당장 내년부터 상용화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최초로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갤럭시S24 시리즈는 내년 1월17일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AI 스마트폰 혹은 AI 노트북이 시장의 대세가 된다면 온디바이스 AI 관련 밸류체인도 수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팹리스(반도체 설계)다. 온디바이스 AI의 핵심이 AI 칩인만큼 고성능 저전력의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팹리스 업체는 제주반도체 (22,450원 ▲50 +0.22%), 칩스앤미디어 (22,000원 ▼50 -0.23%), 가온칩스 (91,100원 ▼1,000 -1.09%), 에이디테크놀로지 (40,000원 ▼900 -2.20%), 오픈엣지테크놀로지 (26,150원 ▼700 -2.61%) 등이다. 이 중 제주반도체의 경우 온디바이스 AI 테마로 주목 받으며 11월1일부터 현재(5일)까지 약 한 달 간 주가가 84.3% 상승했다. 이 기간 칩스앤미디어는 60%, 가온칩스는 46.8%, 오픈엣지테크놀로지스는 35.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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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회로기판(PCB), 방열 기기, 전자회로 안정화 부품 등에서도 수혜가 예상된다. 반도체칩의 고사양화와 디램, 낸드 메모리의 용량 증가는 보다 고성능의 PCB를 요구하게 된다. 고도의 연산을 수행할수록 발열을 제어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AI 칩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SK증권에 따르면 PCB에서 주목할 기업으로 심텍 (30,700원 ▼500 -1.60%)과 대덕전자 (23,400원 ▼150 -0.64%)가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모바일 기판의 비중이 높아 AI 스마트폰 판매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방열 부품에서는 PI첨단소재 (21,000원 ▲100 +0.48%), MLCC에서는 삼성전기 (155,900원 ▲4,600 +3.04%) 등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봤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PC 및 모바일 디바이스를 시작으로 웨어러블 기기,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VR·AR 헤드셋, 스마트홈, 로봇 등 여러 종류의 기기 단에서도 AI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2032년에는 약 8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