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뉴스 방송화면](https://thumb.mt.co.kr/06/2023/12/2023120510195597819_1.jpg/dims/optimize/)
29년 전인 1994년 12월 7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지하 도시가스 공급기지에서 가스 배관이 폭발한 것이다. 평화롭던 주택가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했다.
이 사고로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재민 600여명이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인재(人災)였다. 점검 작업 중 약 40분간 가스가 누출됐는데도 가스공사 측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가 누출되면서 중앙 통제소의 경보장치가 울리기 시작했다. 오후 2시쯤 작업을 시작한 지 약 10분 만이었다. 하지만 중앙통제소 측은 하루 3000번 이상 울리는 경보음에 익숙한 탓인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폭발 이후 약 30분이 지나서야 사고 지점에 가스 공급이 차단됐다. 그동안 가스는 계속 누출됐고,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주변을 집어삼켰다. 불은 현장 주변을 2시간 동안 태웠다.
소방 당국은 다급히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새어 나온 가스를 따라 번진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마포도서관에서 마포 경찰서까지의 도로는 소방차와 구급차로 꽉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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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mozi_mbc'](https://thumb.mt.co.kr/06/2023/12/2023120510195597819_2.jpg/dims/optimize/)
목격자들은 "사고 직전까지 현장 근처에서 가스 센서 소리와 함께 심한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당초 주민들은 대형 가스저장탱크를 주택가 지하에 매설한 것을 우려해 이를 안전 지역에 설치해달라고 관할구청과 서울시에 여러 차례 진정서를 냈지만 묵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는 상당했다. 12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다쳤다. 이재민 600여명은 추운 날씨에 보금자리를 잃고 거리에 나앉았다. 사고 현장이 주택가였기 때문에 피해는 더 컸다.
50채가 넘는 주택과 건물이 불타거나 무너져내리고, 차량 30여대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주민 5000여명은 긴급 대피했다.
가스 폭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정이 나왔다. 사고 발생 지점이 모두 타버려 조사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기통 주변 모닥불 불씨에 점화됐다거나 전동모터의 불꽃 때문에 폭발했다는 등 다양한 추측이 있었다.
사고 발생 지점은 현재 애오개역 4번 출구 인근이다. 사건 이후 이뤄진 재개발과 도로명 주소 개편 등으로 현장 주소는 사라졌다. 한동안 공터였던 이곳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이 사고를 계기로 지하 매설물에 대한 전산화가 요구되는 등 가스안전관리 체계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가스 누출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가스공사 관계자 등 3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 돼 실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