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돌아가지 않을래요"…홍콩 '민주 여신' 캐나다 망명 요청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3.12.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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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대표적인 청년 민주화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27)가 캐나다에 있다며 다시는 홍콩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차우가 2020년 9월 28일 홍콩에서 또 다른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의 선거 포스터 옆에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AP)홍콩의 대표적인 청년 민주화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27)가 캐나다에 있다며 다시는 홍콩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차우가 2020년 9월 28일 홍콩에서 또 다른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의 선거 포스터 옆에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AP)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으로 '민주 여신'이라 불린 아그네스 차우(周庭·27)가 캐나다로 떠난 사실을 알리면서 현지에 망명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우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원래는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출두하기 위해 이달 말 홍콩에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나의 안전과 정신적·육체적 건강 등을 신중히 고려한 끝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차우가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강요당하고 싶지 않으며 더 이상 중국 본토로 갈 것을 강요받고 싶지 않다"면서 "여러 가지 감정적인 질병들이 내 몸과 마음을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아마도 나는 평생 홍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의 망명을 시사했다.

차우는 고등학생 때부터 홍콩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대표적인 홍콩 민주화 활동가다. 홍콩보안법 발효 직전 자진 해산한 홍콩 독립 성향의 청년 정치단체 '데모시스토당'의 지도부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9년 6월 약 100만명이 참여했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 등에서 리더 역할을 했다. 2020년 불법 집회 선동죄를 적용받아 조슈아 웡 등과 함께 유죄 판결받았다. 당시 징역 10개월형을 선고받았던 차우는 약 7개월만인 이듬해 6월 석방됐다.


차우는 올해 토론토에 있는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받은 후에야 경찰이 중국 선전을 방문하는 조건으로 여권 반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차우는 캐나다로 유학하러 올 때 홍콩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끊어왔지만 돌아갈 경우 경찰이 자신의 이동에 또 다른 조건을 내걸까 두려워 캐나다에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차우의 이번 입장에 대한 성명을 내고 "법치에 도전했다"면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평생 도망자라는 정체성을 가지는 대신, 더 늦기 전에 되돌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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