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11번가 줄줄이 '구조조정'…위기의 K-커머스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3.12.05 14:42
글자크기
국내 유통업계에 '칼바람'이 거세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내수 침체로 유통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면서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조직재정비에 돌입했다.



롯데쇼핑·GS리테일 '희망퇴직'...허리띠 졸라매는 유통공룡들
롯데쇼핑·11번가 줄줄이 '구조조정'…위기의 K-커머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산하의 홈쇼핑 사업부문(롯데홈쇼핑)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마트사업부문(롯데마트)도 희망퇴직을 받는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전 직급별 10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2021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이후 2년만에 또다시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이번이 창사 이후 처음 단행된 희망퇴직이다.



롯데쇼핑의 영화상영업 사업부분(롯데컬처웍스)도 2년만에 또다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하이마트와 면세점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홈쇼핑과 슈퍼마켓, 편의점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GS리테일도 1977년생 이상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 매일유업, SPC 파리크라상 등 식품 유통업계도 희망퇴직을 받았거나 진행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는 시장구조의 변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온라인이 전체 유통업계의 매출 51.9%를, 오프라인은 48.1%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까지 온라인의 매출비중은 전체 시장의 35%에 불과했다. 대형마트, SSM, 백화점,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전체의 65%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50% 안팎을 넘나드는 수준까지 시장규모가 줄었다.

3위 사업자의 구조조정...e커머스 업계 판도변화 신호탄
롯데쇼핑·11번가 줄줄이 '구조조정'…위기의 K-커머스
유통업계의 위기감은 오프라인 업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올해 초 위메프가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11번가도 지난달 27일부터 만 35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4위 사업자다. 오픈마켓으로 한정하면 네이버쇼핑, 쿠팡에 이어 점유율 12.74%의 3위 사업자이기도 하다.

3위 사업자인 11번가가 창사 이후 처음 희망퇴직을 실시할 만큼 e커머스의 시장은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e커머스 업계는 그동안 막대한 적자에 시달렸지만 시장 분위기는 좋았다. 시장이 점점 커지자 자본시장에서도 e커머스에 투자가 끊이지 않았다. e커머스 업계는 투자를 바탕으로 적자를 감수하고도 출혈경쟁을 통해 매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했다. 코로나19가 완화되자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이 지난 수년 동안 뿌린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 2강 체제로 재편됐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에 지난 10년간 6조원가량을 투자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448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사상 처음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네이버쇼핑은 최저가 검색 기반의 가격 비교의 편의성과 네이버 페이를 통한 포인트 적립을 무기로 e커머스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성장모멘텀 잃은 e커머스...생존위한 합종연횡
롯데쇼핑·11번가 줄줄이 '구조조정'…위기의 K-커머스
1, 2위 사업자를 제외한 G마켓, 11번가, 티몬, 위메프, SSG.COM, 롯데온,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전히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한데다 시장마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자본시장 내 투자매력도가 매우 낮아졌다.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던 e커머스들은 줄줄이 IPO에 실패했다. 2021년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마켓컬리는 올해 1월 상장을 철회했다. 4조원으로 평가받던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월에는 오아시스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직접구매) 플랫폼의 한국 진출도 큰 위기요인이다.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나머지 e커머스 기업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은 출혈경쟁, 자금 경색 구도에서는 자생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산업구조조정과 합종연횡을 모색할 시기라는 얘기다.

이미 한계에 부딪힌 이커머스간에는 인수합병을 통한 산업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직구 플랫폼 큐텐은 티몬과 인터파크, 위메프를 인수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1번가 역시 IPO에 실패한 후 큐텐과 인수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라는 울타리로 국한해선 e커머스가 더이상 성장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며 "해외 시장을 개척하거나 산업재편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