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의 휴가' 신민아, 효녀 셀프 인증 "나 같은 딸 갖고파"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3.12.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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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차에도 꺼지지 않은 연기 열정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사진=소속사 에이엠엔터테인먼트/사진=소속사 에이엠엔터테인먼트


데뷔 26년 차 배우 신민아(39)가 신작 '3일의 휴가'에서 변함없는 연기열정을 과시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3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 ''3일의 휴가'의 개봉(6일)을 앞둔 신민아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영화 '3일의 휴가'의 개봉을 앞둔 심경과 다양한 영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물.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육상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82년생 김지영'의 유영아 작가가 각본을 썼다.

신민아는 2020년 영화 '디바'(감독 조슬예)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서며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특히 이번 '3일의 휴가'에선 '국민 엄마' 김해숙과 첫 호흡을 맞추며, 기대감을 더했다.



극 중 신민아는 복자의 딸 방진주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K-자녀라면 누구나 공감할 '생활밀착형' 연기는 물론 시골 백반집 사장으로 손맛까지 보여주는 등 이전과 다른 친근한 매력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3일의 휴가' 신민아, 효녀 셀프 인증  "나 같은 딸 갖고파" [인터뷰]
무엇보다 김해숙과 신민아의 절절한 모녀 호흡이 인상적인 '3일의 휴가'. 신민아 역시 눈물 콧물 쏙 빼며 '관객 모드'로 작품에 이입, 남다른 깊이의 공감을 자랑했다. 신민아는 "시사회 때 많이 울면서 봤다. 육상효 감독님이 왜 자기가 하는 연기를 보고 우냐고 하실 정도로(웃음). 오히려 진주와 엄마 복자 입장까지 다 아니까, 초반부터 이입이 되어 더 눈물이 나더라"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선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 사람과 헤어지지 않나. 그걸 겪고 추억하는 포인트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저도 아직은 가까운 사람을 잃어본 적이 없긴 하지만 생각만 해도 슬픈 감정이 있다. 더군다나 이를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궁금해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우리 영화가 특별한 게 딸은 모르지만 떠난 엄마가 다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누군가를 잃었을 때 지금 나를 보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실 텐데, 이런 마음을 무겁지 않게 판타지 장르로 풀어낸 것도 재밌었다. 배경도 강원도 정선이고, 집밥이 나와서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꼽았다.

신민아는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잘 표현하고 감정을 잘 느끼고 있을까,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우린 앞으로 많은 이별을 할 텐데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지점에서 우리 영화가 크게 공감이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하지 못했을 때의 후회, 진주의 그 감정에 공감을 많이 하실 거 같다. 영화를 보는데 비단 모녀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하고 감정의 순간들을 온전히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3일의 휴가'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9년째 공개 열애 중인 남자친구 김우빈 또한 '3일의 휴가'에 빠져들었다고. 신민아는 "VIP 시사회에 와줬는데 무척 재밌게 봤다고 그랬다. 저와 비슷한 감정으로 잘 봤더라"라고 수줍게 웃으며 언급했다. 그는 "대체적으로 와주신 배우분들이 '영화 끝나자마자 엄마에게 전화했다'라는 반응을 보이셨다. 이게 별거 아닌 말 같지만 '3일의 휴가'를 한 배우로서는 무척 고마웠다. 어떤 다짐을 준다는 게 정말 큰 거니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자는 메시지가 닿아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주)쇼박스)/사진=(주)쇼박스)
대선배 김해숙과 모녀 호흡은 어땠을까. 앞서 김해숙은 신민아에 대해 "마치 진짜 제 친딸 같은 감정을 느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라며 "나와 닮은 부분이 너무 많다. 연기 열정이 엄청 크고 속에 용광로가 들끓고 있더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민아도 "선생님이 저와 많이 비슷했다"라며 김해숙을 향한 특급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저도 꽤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지금까지도 작품을 대할 때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 열정, 에너지 이런 게 있는데 선생님과 서로 비슷한 온도였다. 첫 신에 들어갈 때 선생님한테서 어떤 그런 좋은 긴장감을 느꼈다. 하나하나 신경 써서 작품을 대하는 마음, 찍고 난 다음의 마음도 비슷했다"라며 "선생님은 감정 표현이 뭐랄까 매우 젊으시다. 의지가 많이 되면서, 솔직하고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점도 있으셔서 또래 배우와 연기하는 것 같은 편안함이 있었다"라고 당시 현장을 회상했다.

오죽 뜨거운 교감을 나눴으면, 김해숙의 옷깃만 봐도 울음이 터진 신민아다. 그는 "선생님의 눈만 봐도 눈물이 흘렀다. 나중엔 선생님이 극 중에서 착용하신 그 자주색 옷만 봐도 슬펐다. 그게 김해숙 선생님의 굉장한 장점이자 아우라인 거 같다. 선생님은 센 캐릭터부터 우아하고 멋있고 등등 정말 많은 역할에 장르를 다 소화하시지 않나. 근데 그냥 웃기만 하실 때도 되게 많은 사연을 품고 있을 거 같은 엄마의 얼굴을 갖고 계신다. 참 쉽지 않은 건데. 그래서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생님의 얼굴만 봐도 마음이 뭉클해져서 정말 꾹 참으며 연기했다"라고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3일의 휴가' 신민아, 효녀 셀프 인증  "나 같은 딸 갖고파" [인터뷰]
실제 엄마와의 사이는 어떨까. 신민아는 "엄마와 저는 진짜 친구처럼 지낸다. 전형적인 모녀 관계가 아니다. 근데 '3일의 휴가'를 찍고 나서 오히려 전형적인 모녀 감성이 생겼다. 바뀌었다기보다 항상 그 마음이 있었는데 새삼 더 느끼게 되었다. 진주 모녀와 상황은 다르지만 워낙 엄마를 좋아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더 작품에 공감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얘기했다.

'3일의 휴가'를 관람한 모친의 반응에 대해선 "엄마가 제가 예쁘게 나온다고 좋아하셨다. 울진 않으셨다. 남들과 좀 다른 성격이시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신민아는 "영화와 달리 저는 엄마에게 잘하고 표현도 잘한다. 반면 엄마는 제가 바쁘고 귀찮을까 봐 일부러 전화를 잘 안 하시고 바리바리 싸주시는 스타일이 아니다. 별로 전화를 안 하시니까, 제가 오히려 엄마가 궁금해서 (전화를)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엄마가 행복할 수 있다면 원하시는 거 다 사드린다. 저 같은 딸 갖고 싶다"라고 귀엽게 효녀임을 내세웠다.

'3일의 휴가' 신민아, 효녀 셀프 인증  "나 같은 딸 갖고파" [인터뷰]
지난 1998년 데뷔하여 어느덧 활동 26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배우' 신민아. 그는 "엄청 큰 슬럼프는 없었던 거 같다. 저는 그냥 계속 꾸준히, 다음 작품은 뭘 만나고 어떻게 할까 그 생각으로 일해왔다.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반복했더라. 제가 항상 열심히 일하니까 주변에서도 '쉬고 싶지 않냐' 궁금해하신다. 근데 저는 희한하게 그런 마음이 안 생긴다. 아직도 현장에서 일하는 게 제일 재밌다. 물론, 힘든 부분도 있지만 김해숙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현장에 있을 때 가장 살아있는 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라고 불타는 열정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해숙의 말대로 신민아는 러블리한 미모, 차분한 태도 뒤에 용광로가 끓어오르고 있음을 엿보게 했다. 그는 연기에 관한 얘기에 두 눈을 번뜩이며 "저는 늘, 항상 뜨거웠다. 워낙 감정 표현이 막 드러나는 편이 아니어서 그렇지 어릴 때부터 항상 뜨겁게 작품을 기다리고 임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제가 하고 싶은 게 진짜 많고 배우고 싶은 게 많은데, 그게 늘 오래 가진 않았다. 하지만 연기만큼은 질리지 않는다. 새 작품을 한다고 생각하면 준비 과정부터 재밌고 잘하고 싶고 의지가 샘솟는다. 그런 건 잘 안 바뀌는 거 같다. 이상하게 연기와 관련 지점에서는 욕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민아는 "제 안에 제가 너무 많다"라며 앞으로의 행보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캐릭터를 변신해야겠다 하는 건 없다. 제 20대 때 필모그래피만 봐도 '취향이 뭐지?' 싶을 정도로 장르를 많이 왔다 갔다 했다. 저는 밝은 역할을 할 때도 나 같고, 사연 있는 인물을 연기할 때도 내 모습인 거 같다"라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만년청춘'일 것만 같은 신민아는 내년이면 나이가 불혹에 들어선다. 서운함보다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연기 열정이 많으니까 40대엔 정신과 몸을 더 건강하게 관리해서 밸런스를 잘 맞추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렇게 내 직업을 좋아하는 게 저한테는 건강한 일이라고 느껴서, 오래 할 수 있도록 '인간 신민아'도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거듭 열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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