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2100달러도 넘어 사상 최고치…연준 입조심에도 자산은 뛴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3.12.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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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3년여 전 기록한 최고가를 뛰어넘은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내년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값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일 오전 아시아 시장이 개장하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3% 넘게 상승하며 한때 1트로이온스(약 31.1g)당 2151달러까지 상승했다. 앞서 금값은 지난 1일(미국시간) 2020년 8월 7일 기록한 전 고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는데 이를 다시 넘은 것이다. 이후 상승세가 둔화된 금값은 2095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월 초부터 시작한 금값 랠리는 1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이 제한적 영역에 깊숙이 진입했다"고 발언한 이후 달러와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더 빨라졌다. 달러 가치 하락은 달러로 표시되는 금값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며 국채 수익률 하락도 이자를 창출하지 못하는 금의 가격 흐름에 긍정적인 요소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가라앉히기 위해 "우리가 충분히 제한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확신하거나 정책이 언제 완화될지 추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장에서는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55%로 예상하고 있으며 5월 금리인하를 가격에 선반영할 정도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금값, 2100달러도 넘어 사상 최고치…연준 입조심에도 자산은 뛴다
호주 증권사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리서치 책임자는 금의 "모멘텀이 크게 전환했다"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신흥국 중앙은행의 달러화 이탈 움직임도 금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값은 10월 초 이후 약 15% 랠리를 지속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는데, 최근 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금값 상승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여기에 11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약 60bp(1bp=0.01%포인트) 하락하고 달러 지수가 3% 떨어진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금광업체 주가도 상승세다. 세계 최대 금광기업 뉴몬트가 3.6% 상승했으며 호주 금광기업 노던스타 리소스는 5.3%, 홍콩에 상장된 자금광업은 6.4% 올랐다.


한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다른 자산 가치의 상승도 자극하고 있다. 4일 암호화폐(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금리 인하 및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만1000달러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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