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율 2%' 기안기금 더 풀릴까?···與 유의동, 산은법 개정안 발의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3.12.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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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코로나19(COVID-19)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 지원을 위해 마련됐던 총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 지원에 활용토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까다로운 지원 조건 탓에 지원률이 2%밖에 안 됐던 기금의 용처가 3년 만에 넓어질지 주목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한국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산은에 첨단전략산업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지원기금(전략산업지원기금)을 설치, 기존의 기안기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전략산업지원기금으로 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대출자금 지원시 국채 이자율 수준의 완화된 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항공, 해상 운송업 등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지난 2020년 5월에 출범했다. 출범 당시 40조원 규모로 조성됐고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명 이상인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지원토록 했다. 또 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은 6개월간 고용을 90% 이상 유지해야 하고 2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 임금을 동결토록했다. 이밖에 불필요한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 노력,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금지 등 조건을 적용받았다.

이후 기안기금 지원 업종에 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정유·철강·항공제조 등 7개 업종이 추가로 지정됐다. 자금지원기한은 당초 2021년 4월까지였지만 이후 2022년 12월 말까지, 다시 2023년 12월 말까지 두 차례 연장됐다.



기안기금은 첫 출범 이후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3000억원, 제주항공 1821억원, 기간산업 협력업체(121개) 3231억원 등 총 8052억원이 지원됐다. 3년 넘게 운용됐지만 초창기 기금 규모(40조원) 대비 지원률이 2%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원 요건이 까다롭고 7%대 이르는 고금리가 기금 활용도를 낮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결국 지난해 기금 규모는 40조원에서 10조원으로 줄었다.

일례로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도 2021년 법정관리 개시 전, 2000억원 상당의 기안기금 활용을 검토했었지만 금융당국이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이 어려워 지원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 당시 쌍용차는 기금 신청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 측은 이번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지금, 배터리·반도체·바이오 등 성장성 있는 첨단산업 시장 선점을 위한 주요국의 공격적 투자 지원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국가첨단전략산업 기업의 육성에 필요한 지원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며 "(법 개정으로)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의 효율성과 실효성을 확보, 미래성장 동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개화기를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각지에 조(兆)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각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 분위기, 전기차 수요 성장폭 둔화 등으로 인해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바이오 산업도 초격차 역량을 갖추려면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산업군으로 꼽힌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략산업지원기금은 전략산업지원기금 채권을 발행해 조성한 자금 및 기안기금으로부터의 전입금 등으로 조성하며 정부가 전략산업지원기금채권의 원리금 상환에 대해 보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략산업지원기금의 관리·운용에 관한 기본 정책, 자금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 내에 '전략산업지원기금운용심의회'를 두도록 했다. 해당 기금 운용은 기금이 재원을 조성한 날로부터 2028년 12월31일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산은도 유 의원의 개정안 취지에 대해 일찌감치 공감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산은 국정감사에 나와 당시 유 의원으로부터 '실적이 저조한 기안기금을 첨단산업 지원을 위해 쓰는 게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기안기금 활용을 두고)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첨단산업에 대폭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하고 추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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