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고려거란전쟁'은 당대 최강국 거란과의 26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려의 번영과 동아시아의 평화시대를 이룩한, 고려의 황제 현종과 강감찬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서기 993년부터 1019년까지 이어진 여요전쟁 중 2·3차 여요전쟁을 주로 다루고 있다. 제목에 '전쟁'을 넣은 '고려거란전쟁'은 작품이 공개되기 전부터 전쟁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김한솔 감독은 "제작비가 워낙 상승하다 보니 너무 많은 비용이 필요해졌다. 엄두를 못 내다가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가 오랜만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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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전쟁뿐만이 아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작품 초반에는 백성현이 연기한 목종 캐릭터가 있었다. 목종은 기존에 보여주던 일차원적인 암군의 모습이 아니라 입체적인 모습을 통해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목종의 퇴장 이후에는 강조(이원종)와 양규, 두 장군이 극을 이끌었다. 강조는 목종을 폐위시켰지만 단순히 반역자라고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이다. 충분히 제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고려에 대한 충심으로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을 미워하던 현종에게 직접 부월을 하사받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많은 감동을 안겼다. 고려의 충신 양규 또한 꺾이지 않는 충심으로 많은 시청자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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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현종(김동준)과 강감찬(최수종)의 캐릭터 빌드업도 천천히 이뤄지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제위에 오른 현종은 강감찬 등 주변인물의 도움을 통해 군주로서 성장하고 있다. 항상 강감찬의 말을 경청하던 현종이 처음으로 반박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강감찬 역시 대쪽 같은 기세로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다가도 집에만 가면 바가지를 긁히는 모습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제국의 군주다운 위엄을 자랑하는 야율융서, 야율융서의 오른팔로 압도적 무게감을 자랑하는 소배압, 누구보다 빠르게 거란군에게 항복을 선언한 이현운, '고려희라'라는 별명이 붙은 강감찬의 처, 거란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김숙흥 등 많은 인물들이 자신만의 캐릭터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5.5%의 시청률로 시작한 '고려거란전쟁'은 7회 8.4%로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8회 7.9%로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할 여지는 충분하다. 강감찬의 기책으로 시작된 거짓 항복을 비롯해 양규의 곽주성 탈환, 현종의 몽진과 거란군의 퇴각 등 2차 전쟁만 하더라도 굵직한 사건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32부작 '고려거란전쟁'은 이제 막 4분의 1을 지났다. 자신감의 이유를 보여주고 있는 '고려거란전쟁'이 남은 4분의 3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