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만 가면 고개 푹…중장년 男 '말 못 할 고민' 체지방 빼면 개선돼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12.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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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만 가면 고개 푹…중장년 男 '말 못 할 고민' 체지방 빼면 개선돼


체지방률(전체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낮추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 개선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보라매병원 비뇨의학과 유상준 교수와 소화기내과 정지봉 교수는 체지방률을 이용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 증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2022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844명을 체지방률에 따라 정상 그룹(체지방률 27.9% 미만)과 고(高)체 지방률 그룹(체지방률 27.9% 이상)으로 구분하고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전립선비대증(전립선 용적 30㏄ 이상)과 중증 하부요로 증상의 위험 요인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체지방률이 높은 그룹에서 전립선 용적과 전립선비대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나이가 많거나 △사지근육질량지수(ASMI)가 높을수록 전립선비대증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ASMI가 높을 경우 근육 단백질 합성이 활성화하고 전립선 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해 이를 '먹이'로 삼는 전립선도 커지는 것이라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립선 용적이 증가하고 체지방률이 높을수록 중증 하부요로 증상의 위험도가 높았지만 사지근육질량지수가 클수록 이 증상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비뇨의학과  유상준(사진 왼쪽), 소화기내과  정지봉 교수.서울시 보라매병원 비뇨의학과 유상준(사진 왼쪽), 소화기내과 정지봉 교수.
70세 이상 남성 10명 중 8명이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등 하부요로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등 배뇨장애가 악화하면 방광염이나 요로 결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동안 비만과 전립선비대로 인한 하부요로 증상의 연관성은 주로 체질량지수(BMI)나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연구됐지만, 이번 연구는 인바디 등을 통한 체지방률도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예측에 효과적이란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유상준 교수는 "체지방률을 정상 범위로 낮추고 적절한 근육량을 유지하면 전립선비대증의 예방과 하부요로 증상 개선에 모두 도움 된다"며 "향후 체성분 변화에 따른 전립선 용적과 하부요로 증상의 변화를 규명할 수 있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비뇨의학과 학술지인 '세계비뇨의학과저널'(World Journal of Urology)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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