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근처서 흉기 '테러'…용의자, 범행 전 "IS에 충성" 영상 올렸다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12.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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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중심부에서 흉기로 독일인 관광객을 살해한 프랑스 국적의 20대 남성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있다. /로이터=뉴스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져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있다. /로이터=뉴스1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장 프랑수아 리카르 대테러 검찰 검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범행 전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동영상을 올렸으며, 이 영상에는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 계정은 10월 초 개설됐으며 가자지구와 하마스, 팔레스타인과 관련된 글이 가수 게재돼 있었다.



리카르 검사는 "용의자는 영상에서 아랍어로 자신을 IS 전사라고 소개했다"며 "아프리카와 이라크. 시리아, 예멘, 파키스탄 등에서 활동하는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아르망 라자푸르-미얀둡(26)으로 이란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아르망의 부모는 이슬람교 신자가 아니었지만, 그는 18세가 되던 해인 2015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방대한 양의 IS 선전물을 접했다. 이듬해에는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IS에 합류할 계획도 세웠다. 그러다 같은 해 말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체포돼 4년을 복역했다. 2020년 3월 석방된 아르망은 올해 4월까지 보호 관찰 대상이었으며 정신건강 문제로 의무 치료도 받고 있었다.



아르망의 어머니는 지난 10월 말 아들의 언행을 우려해 신고했으나 당시 새로 기소할 만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리카드 검사는 전했다.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틈에 아르망은 지난 2일 파리 15구 에펠탑 인근에서 독일과 필리핀 이중 국적의 23세 남성을 둔기로 두 차례 폭행하고 흉기로 네 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파리 7구와 16구를 잇는 비르하켐 다리로 도주했다. 반대편에서 경찰을 마주한 그는 폭발물 벨트를 차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시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66세 영국인과 60세 프랑스인에게 둔기를 휘둘렀다. 이들은 부상을 입었으나 병원에서 치료받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적 끝에 테이저건을 쏴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는 경찰에 "아프가니스탄과 팔레스타인에서 너무나 많은 무슬림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장이 된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서도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로 사망한 독일 시민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대테러 검찰은 이제 프랑스 국민의 이름으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들은 파리 올림픽 개최가 8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해 치안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개최되는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은 역사상 최초로 경기장 내부가 아닌 야외 센강에서 열린다. 프랑스는 개막식에 약 6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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