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유니폼 예쁘다" 이강인 입은 모습에 현지 관심... '감동의 PSG' 극적승→깜짝 히어로+동료애까지 나왔다

스타뉴스 이원희 기자 2023.12.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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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유니폼을 입은 PSG 선수들과 이강인(아래 등번호 19번). /사진=리그1 SNS한글 유니폼을 입은 PSG 선수들과 이강인(아래 등번호 19번). /사진=리그1 SNS


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이강인(왼쪽). /AFPBBNews=뉴스1
'황금재능' 이강인(22) 효과는 대단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글 이름이 표기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현지 축구팬들도 한글 유니폼에 폭풍 관심을 보냈다.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PSG)는 3일(한국시간) 2023~2024 프랑스 리그1 14라운드 르아브르와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PSG는 리그 7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성적 10승3무1패(승점 33)를 기록하고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같은 라운드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니스(승점 29)가 낭트전에서 패해 양 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PSG는 리그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날 눈에 띄는 것은 단연 PSG 유니폼이었다. PSG 선수들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글 이름이 표기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PSG가 스페셜 유니폼을 제작한 것은 이강인 영입 이후 확 늘어난 한국 팬들을 위해서다. 앞서 PSG는 구단 SNS를 통해 이번 르아브르전에서 선수들이 한글 유니폼을 입고 뛸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PSG에 따르면 지난 여름 이강인 합류 이후 PSG 홈경기를 관람하는 한국 팬이 무려 20% 증가했다. PSG 구단 트위터의 한국인 팔로워 수도 2만 2000명 이상 늘었다.

PSG는 또 "지난 7월 문을 연 서울 공식 스토어는 e커머스 부문에서 2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르아브르전에서는 킬리안 음바페, 우스망 뎀벨레,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글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색다른 유니폼에 현지 축구팬들도 폭풍관심을 보냈다. 앞서 프랑스 리그1 사무국은 SNS를 통해 "PSG는 이번 경기에서 한국을 테마로 한 특별한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PSG의 한글 유니폼 사진을 업로드했다. 그러자 축구팬들은 "예쁘다"고 적었다. 태극기 이모티콘을 단 팬들도 있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전 소속팀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폭풍활약을 보여줬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PSG 유니폼을 입었다. 이강인의 이적료는 2200만 유로(약 31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역대 이적료 5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또 PSG는 이강인과 5년 계약을 맺으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 단연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앞서 프리시즌이었던 지난 8월, 스포츠전문 비사커는 "PSG는 한국 서울에 새로운 공식 스토어를 열었다. 가장 인기 있는 유니폼은 한국 선수 이강인"이라며 "판매되는 유니폼 70%가 이강인 유니폼"이라고 놀라워했다.

이후 이강인은 PSG 구단을 대표하는 얼굴 중 하나가 됐다. 새 유니폼 공식 모델로도 자주 나섰다. 지난 9월 PSG는 구단의 서드(세 번째) 유니폼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강인 유니폼 모델로 나서 이를 홍보했다. 월드클래스 음바페, 캡틴 마르퀴뇨스와 함께 했다. 이것이 PSG 한글 유니폼으로도 이어졌다. 리그1 사무국은 PSG-르아브르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글 유니폼 사진을 올리며 이를 조명했다. 또 "이강인이 집에 온 것 같다"고 소개했다.


PSG 서드 유니폼 모델로 나선 이강인. /사진=PSG SNSPSG 서드 유니폼 모델로 나선 이강인. /사진=PSG SNS
PSG 트레이닝복 모델로 나선 이강인. /사진=PSG SNSPSG 트레이닝복 모델로 나선 이강인. /사진=PSG SNS
이날 이강인은 4-3-3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고 볼터치 43회와 함께 슈팅 1개, 드리블 돌파 3회 등을 기록했다. 패스성공률은 93%였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으나 음바페의 결승골 당시 폭풍 드리블을 선보여 기점 역할을 해냈다. 자연스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높은 평점 7.13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도 평점 7.0을 매겼다. 소파스코어의 평점은 6.7이었다.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선제골 장면 때 돌파를 선보였다. 공을 잘 지켜냈고 팀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고 설명했다.

이강인과 음바페의 합작골은 전반 23분에 나왔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거침없이 공을 몰고 달려갔다. 이어 오른쪽 측면으로 공격을 벌렸고 뎀베레가 문전을 향해 패스를 찔러주었다. 이것을 음바페가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유리한 분위기를 잡은 PSG는 후반 44분 비티내의 쐐기골까지 묶어 2점차 완승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구단 채널을 통해 "우리에게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수비에서 견고한 경기를 펼쳤고 특히 아르나우 테나스 골키퍼가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을 활용해 필요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는 중요한 결과이자 이는 우리를 성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오른쪽). /사진=트위터 캡처이강인(오른쪽). /사진=트위터 캡처
아르나우 테나스 골키퍼와 아치라프 하키미(오른쪽). /사진=프랑스 리그1 SNS아르나우 테나스 골키퍼와 아치라프 하키미(오른쪽). /사진=프랑스 리그1 SNS
올 시즌 이강인은 리그 7경기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올리고 있다. 힘겨운 주전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뛰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을 신뢰하는 모습이다. 이강인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이강인은 시즌 평점 7.18을 기록 중이다. 팀에서 6번째로 높은 평점에 해당한다.

이강인이 언급했듯이 이날 PSG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반 10분 팀 주전 골키퍼 돈나룸마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상대 롱 볼을 처리하기 위해 돈나룸마는 발을 높이 들었는데, 이것이 그대로 상대 선수를 가격했다.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돈나룸마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남은 시간을 한 명 없이 10명으로 싸워야 했다. 하지만 PSG에 깜짝 히어로가 등장했다. 백업 골키퍼 아르나우 테나스가 주인공이었다.

이날 PSG는 전체슈팅 숫자에서부터 9대22로 밀렸다. 하지만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테나스가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쳤다. 이날 테나스는 무려 7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수많은 세이브 가운데 명장면은 후반 34분에 나왔다. 르아브르 공격수들이 PSG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가 여러 차례 슈팅을 날렸는데, 그때마다 테나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르아브르 선수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결국 무실점 승리를 가져갔다.

아르나우 테나스. /AFPBBNews=뉴스1아르나우 테나스. /AFPBBNews=뉴스1
아르나우 테나스(오른쪽). /AFPBBNews=뉴스1아르나우 테나스(오른쪽). /AFPBBNews=뉴스1
후스코어드닷컴은 테나스에게 평점 7.98을 주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음바페와 같은 평점이었다. 풋몹 역시 테나스에게 좋은 평점 7.7을 부여했다. 프랑스 리그1 사무국도 이날 SNS에 테나스, PSG 측면 수비수 아치라프 하키미의 사진을 업로드해 활약을 축하했다. 축구팬들도 댓글을 달며 테나스에게 폭풍 칭찬을 보냈다.

스페인 국적의 테나스는 지난 7월 PSG 유니폼을 입었다.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주전 골키퍼 돈나룸마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르아브르전에서 깜짝 데뷔전을 치렀는데, 이보다 더 놀랄 만한 활약을 펼쳤다.

파비앙 루이스의 빠른 쾌유를 위해 사진을 찍은 PSG 선수단. /사진=PSG SNS파비앙 루이스의 빠른 쾌유를 위해 사진을 찍은 PSG 선수단. /사진=PSG SNS
파비앙 루이스. /AFPBBNews=뉴스1파비앙 루이스. /AFPBBNews=뉴스1
또 PSG는 또 하나의 감동을 안겼다. PSG 선수들은 경기 후 팀 동료 파비앙 루이스의 유니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루이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PSG 구단은 SNS를 통해 "부상을 당한 팀에 대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스페인 미드필더 루이스는 이날 르아브르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전반 8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어깨를 다치며 교체아웃됐다. 루이스는 상당히 고통스러워했다. 장기간 결장도 예상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PSG 선수들은 루이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 위해 진심을 전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뛰었던 루이스는 세리에A 정상급 미드필더로 인정받은 뒤 지난 해 PSG로 이적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를 뛰고 1골 2도움을 올렸다. 올 시즌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하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을 수도 있다.

이날 엔리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음바페와 뎀베렐,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스리톱으로 나섰다. 이강인과 루이스, 비티냐는 중원을 맡았다. 포백은 카를로스 솔레르, 다닐루 페레이라, 노르디 무키엘레, 아치라프 하키미였다. 골문은 돈나룸마가 지켰다. 하지만 루이스 부상과 돈나룸마의 퇴장에 경기 초반부터 변수를 맞았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PSG는 승점 3을 챙겼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미드필더 비티냐가 가장 높은 평점 8.54를 기록했다. 퇴장 당한 돈나룸마의 평점은 5.22에 불과했다.

PSG는 오는 10일 낭트를 상대로 8연승에 도전한다. 낭트는 리그 8위에 위치해 있다.

훈련에 집중하는 이강인. /사진=PSG SNS훈련에 집중하는 이강인. /사진=PSG SNS
이강인. /AFPBBNews=뉴스1이강인.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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