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 크다" 트레블 명장도 버거워한 현대건설 높이, 접전조차 허용 않는 '절대 2강' 원동력

스타뉴스 장충=김동윤 기자 2023.12.0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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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양효진. /사진=한국배구연맹현대건설 양효진. /사진=한국배구연맹


2위 현대건설이 3위 GS 칼텍스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왜 자신들이 흥국생명과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지 증명했다.



현대건설은 3일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0(25-23, 25-17, 25-19)으로 승리했다.

'패장'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조차 경기 후 "창피한 경기력이었다"고 할 정도로 2, 3위의 맞대결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일방적인 승리였다. 현대건설이 매 세트 초반부터 리드를 잡았고 중반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크게 벌린 뒤 20점째와 25점째는 항상 먼저 챙겼다.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3점을 올렸고, 양효진은 블로킹 3점 포함 17점으로 모마를 도왔다.



이로써 5연승을 질주한 현대건설은 9승 4패(승점 29)로 3위 GS 칼텍스(8승 5패·승점 22)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9승 모두를 풀세트 접전조차 허용하지 않아 승점 3점을 고스란히 챙긴 것이 인상적이다. 패한 4경기에서도 흥국생명에만 풀세트 접전 끝에 승점 1점을 챙겼을 뿐이다. 다른 2패는 1라운드에서 정관장과 GS칼텍스에 셧아웃 패를 당했다.

1라운드를 3승 3패로 마쳤으나, 어느덧 선두 흥국생명(11승 1패·승점 30)과 승점 1점 차로 절대 2강을 형성하고 있다. 경기 후 양효진은 "초반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도 많았고 새 외국인 선수(모마), 아시아쿼터 선수(위파위 시통)도 늦게 합류해 호흡을 맞출 여유와 시간이 없었다. 모든 팀이 다 똑같은 조건이라 위기 아닌 위기라 생각했다"고 부진의 원인을 짚었다.

현대건설 양효진(가운데)이 GS칼텍스 지젤 실바의 공격을 막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현대건설 양효진(가운데)이 GS칼텍스 지젤 실바의 공격을 막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강자로 군림한 현대건설 선수단의 경험과 강성형 감독의 리더십으로 늦지 않게 반등에 성공했다. 양효진은 "우리는 서로 간의 대화를 원했는데 강성형 감독님이 긍정적으로 잘 이끌어주셨다. 감독님도 유해지시면서 차근차근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내적으로 보자면 높이에서의 우위가 현대건설이 접전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날도 GS칼텍스의 리시브가 흔들린 탓도 있었지만, 강소휘와 실바의 개인 기량으로 막판 추격을 할 때마다 양효진, 모마, 이다현으로 이뤄진 수비벽이 번번이 GS칼텍스의 흐름을 차단했다. 높이의 차이는 리시브 효율은 GS칼텍스 36.62%, 현대건설 35.85%로 비슷했음에도 블로킹 득점은 11대22, 공격 효율릉 27.88% 대 39.81%로 GS칼텍스가 크게 밀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메레타 러츠(29)와 함께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최초 트레블(KOVO컵,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일궜던 명장 차상현 감독도 이 점을 지적했다. 러츠가 떠난 후 계속해서 높이가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GS칼텍스에는 치명적으로 느껴진 차이였다.

차 감독은 "현대건설의 높이가 정말 높다. 높이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압박감이 정말 크다"며 "흐름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려다가도 블로킹에 막혔다. 그러면 정말 쉽지 않은데 경기 끝까지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건설도 처음부터 높이가 강점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모마, 위파위와 기존 선수들 간의 블로킹 타이밍과 호흡이 맞지 않았고 이는 초반 현대건설의 약점이 됐다. 양효진은 "모마와 위파위 모두 우리와 처음이라 초반에는 블로킹 호흡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단점을 보완하고 옆에서 벽을 잘 쌓아줘서 상대도 어려워하게 된 것 같다"고 짚었다.

키 184cm로 결코 신장이 크지 않은 모마도 통곡의 벽에 곧잘 적응하면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견제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듭나고 있다. 모마는 "누가 (양)효진 언니 앞에서 쉽게 때릴까요?"라고 농담하면서 "블로킹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이제는 블로킹 때 뭘 해야 할지 책임과 역할을 알게 되니 한층 수월해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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