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과 파라마운트는 자사 OTT '애플TV+(플러스)'와 '파라마운트+'를 묶음(번들)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직 논의 초기단계"라면서도 "두 서비스를 따로 구독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사가 손잡은 것은 다른 OTT보다 높은 가입자 이탈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시장분석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양사의 가입자 이탈률은 7% 이상이다. 업계 평균 5.7%보다 높다.
OTT업체들은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계정공유 단속, 광고 기반 모델을 도입하는 등 수익성 회복에 나섰지만 불황과 맞물리면서 오히려 가입자 추가이탈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OTT 가격이 오르면서 가입자들이 콘텐츠 몰아보기를 한 뒤 곧바로 해지하거나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며 "충성고객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별도 운영한 플랫폼을 합치기도 한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훌루(Hulu)를 완전히 합병하고 두 서비스를 하나의 앱(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합했다. 서비스 분산이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중인 韓, 예외 아냐…기대 반 우려 반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국제 OTT 포럼에서 한 참석자가 휴대폰 OTT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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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콘텐츠웨이브의 영업손실은 1217억원, 티빙은 1192억원에 달했다. 양사 모두 2021년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가입자 증가세는 더딘데 콘텐츠 투자비용은 늘어서다. 여러 플랫폼으로 분산된 콘텐츠에 부담을 느끼던 OTT 사용자들도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을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 합병효과가 어떨지는 미지수다. OTT는 중복가입자가 많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OTT 이용자 1명이 평균 2.7개 서비스를 구독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티빙 539만명, 웨이브 439만명으로 둘을 합치면 약 1000만명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넷플릭스(1223만명)에 바짝 따라붙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합병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티빙은 지난해 말 콘텐츠 및 구독자 확보를 위해 '시즌'을 흡수합병했지만, 성장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스포츠 등 새 콘텐츠 확보에 성공한 쿠팡플레이(MAU 536만명)에 밀리기까지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가입자를 제외하면 티빙과 웨이브 가입자는 8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합병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양사가 얼마나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