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사진=뉴스1
로스 다우서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 감소 현상을 분석하고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다우서트는 보수 성향 필자로 2009년부터 NYT에 정치, 사회, 국제정세 관련 고정 칼럼을 써왔다.
통계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0명 줄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로 전 분기 통틀어 최저치였던 지난해 4분기·올해 2분기와 동일한 수치다.
다우서트는 "낙관적으로 보면 실제로 한국의 출산율이 수십 년 동안 이렇게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2060년대 후반에는 인구가 3500명 이하로 급감할 것이라는 추정치는 신뢰하며 이는 한국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기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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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국이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으로 인한 급격한 경제 쇠퇴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이미 서유럽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 이민자 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이민을 받아들일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우서트는 "(인구 감소로) 한국이 군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북한(출산율 1.8명)이 침공할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 저출산의 원인으로는 잔인한 입시 경쟁 문화를 지목했다. 다우서트는 "정상적인 교육을 위해 학생들을 학원으로 몰아넣으며 부모의 불안과 학생의 불행을 부추기고 가정을 지옥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보수적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의 반란과 그에 반발하는 남성의 반(反)페미니즘이 남녀 간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해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다우서트는 "인터넷 게임 문화가 발달해 한국의 젊은 남성들이 가상 세계에 빠져들어 이성과 더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다"고 했다.
끝으로 "이런 현상은 미국 문화와 대비된다기보다는 미국도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과장되게 나타난 것으로 느껴진다"며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 그 이상이다. 미국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