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언어·음성 장애인의 '잃어버린 목소리' 찾아줬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3.12.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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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한 '개인 음성' 기능으로 세계 장애인의 날 캠페인 진행

트리스트람 잉햄이 애플 '개인 음성'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애플트리스트람 잉햄이 애플 '개인 음성'을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애플


뉴질랜드의 트리스트람 잉햄은 서서히 근육이 퇴화하는 '안면견갑상완 근육퇴행위축(FSHD)'병을 앓고 있다.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어깨·팔로 내려가며 근육이 점점 위축되는데, 병이 진행될수록 혼자 일어서지도, 먹지도 못하고 말도 할 수 없게 된다. 잉햄은 갈수록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느꼈다. 최근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해야 했는데, 갑작스럽게 근육에 문제가 심각해져 다른 사람에게 대신 발표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런 잉햄의 목소리를 찾아준 것은 애플의 '개인 음성' 기능이다. 개인 음성은 최근 발표된 애플 운영체제 iOS 17·iPadOS 17·macOS sonoma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약 15분간 제시된 텍스트를 읽으면 개인 음성이 이를 학습해 사용자와 유사한 목소리를 만들어 준다. 성우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TTS(Text to Speak) 기능과 달리 내 목소리, 내 어투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잉햄은 "만들어진 음성이 자신의 목소리와 똑 닮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



잉햄의 이야기는 애플이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3일 발표한 광고 캠페인 '잃어버린 목소리(The Lost Voice)'에서 공개됐다. 의사이자 장애인 인권 운동가인 잉햄은 개인 음성을 활용해 캠페인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비영리단체 팀 글리선(Team Gleason)의 블레어 케이시 사무총장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을 진단받은 사람의 3명 중 1명은 음성 손실을 겪는다"며 "목소리는 우리 정체성의 일부인데, ALS 같은 질병이 말하는 능력을 앗아가려 할 때 개인 음성과 같은 도구는 모두가 계속해서 진정한 자신만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애플은 개인 음성과 함께 '실시간 말하기' 기능도 선보였다. 사용자들이 하고자 하는 말을 타이핑하면 자신의 개인 음성이나 내장된 시스템 음성 중 원하는 소리로 말을 전달해 주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은 TTS 변환 시간을 최소화해 신체·행동·언어 장애가 있는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음성 소통이 가능하게 돕는다.

애플의 글로벌 손쉬운 사용 정책 및 이니셔티브 수석 책임자인 사라 허링거는 "애플은 모두를 위한 제품을 만들며 그 '모두'에는 물론 장애인도 포함된다"며 "소통은 인간을 인간이게 만드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애플은 언어 장애가 있는 사용자와 목소리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는 사용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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